
KAIST 연구팀이 세포가 영양분을 감지해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핵심 원리를 규명하고, 암세포의 과도한 증식을 선택적으로 차단할 새로운 항암 표적을 제시했다.
KAIST 화학과 박희성·강진영 교수팀은 연세대 김성훈 교수팀과 공동으로 세포가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세포는 아미노산처럼 단백질을 만드는 재료가 충분하면 성장과 단백질 합성,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한다.
이 과정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이 세포의 성장 스위치‘mTORC1’이다.
하지만 mTORC1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세포가 계속 증식해 여러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mTORC1은 오래전부터 항암제 개발의 주요 표적으로 꼽혔지만, 세포가 영양 신호를 어떻게 감지해 mTORC1을 켜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단백질 합성 효소들이 모여 있는 다중 아미노아실-tRNA 합성효소 복합체(MSC)에 주목했다.
기존에는 MSC가 단백질 합성을 돕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구 결과 영양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허브 역할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류신을 인식하는 단백질인 LARS1이 영양분이 충분할 때 인산화돼 다중 아미노아실-tRNA 합성효소 복합체(MSC)에서 분리되고, 이어 세포 성장 신호를 조절하는 mTORC1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을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으로 분석한 결과 평소 LARS1과 IARS1 단백질이 단단히 결합했지만, LARS1이 인산화되면 두 단백질의 결합이 약해졌다.
이후 LARS1이 MSC를 떠나 mTORC1을 활성화시켰다.
연구팀은 인산화 상태를 모방한 LARS1 변이 단백질을 제작, mTORC1 활성이 크게 증가해 LARS1의 인산화가 세포 성장 신호를 켜는 핵심 분자 스위치임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세포가 영양 상태를 감지한 뒤 성장 신호를 시작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MSC가 영양 신호를 전달하는 동적인 조절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제시했다.
현재 일부 항암제는 mTORC1 자체를 직접 억제한다.
그러나 mTORC1은 정상 세포에도 필요한 단백질이어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향후 LARS1을 인산화하는 효소와 조절 과정을 추가로 규명하면 mTORC1을 직접 억제하지 않고도 암세포의 성장 신호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정밀 치료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성장 신호가 시작되는 과정을 구조적으로 규명한 성과”라며 “성장 신호의 출발점을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항암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암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성장 신호를 더욱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치료 전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김유진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명: Cryo-EM structure of the LARS1:IARS1 complex reveals a nutrient-response switch controlling mTORC1 signaling)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