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92년, 당시 중국 지도자인 덩샤오핑이 희토류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함축한 말이다. 덩샤오핑은 1904년 8월 중국 쓰촨성 광안시에서 태어나 1997년 2월에 사망했다. 중국 희토류산업은 현재 중국 대외경제전략의 보검이 돼 있다. 덩샤오핑의 안목이 30여년이 흐른 뒤 오늘날 중국 경제의 전략적 레버리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안목을 세상에 공론화시킬 때, 그의 나이가 88세였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아이디어, 통찰력은 청년의 독점물이 아니라 집념, 열정의 자식임을 말해준다.
희토류는 ‘드물게 있는 흙’이라는 뜻으로 특별한 17개 정도의 화학원소를 뜻한다. 특별한 성능 때문에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흙 속에 극히 미량으로 존재하는 형태이다 보니 경제적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효과적으로 정제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중국의 화학자 쉬광셴(徐光憲, 1920∼2015)은 1970년대 이후 독창적 정제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덩샤오핑에게 이 기술을 갖고 희토류산업을 국가전략 산업으로 발전시키면 새로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건의했다. 덩샤오핑은 그의 입장을 다각적으로 검증하고 수용했다. 덩샤오핑, 그리고 이후 지도자들은 희토류 공급을 사실상 중국이 독점하는 구도를 만드는 전략을 완성시켜 나갔다. 중국은 일본, 미국 등 서방국가와 경제전쟁, 무역전쟁을 벌일 때 무역분쟁을 자국에 유리하게 만드는 ‘경제 핵무기’로 히토류를 사용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정부가 미래전략산업으로 제시한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논란으로 뜨겁다. 이 중차대한 국가 현안을 어떻게 지켜보고, 이끌어가야 할 것인가. 덩샤오핑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이 추진한 희토류산업 육성 과정에서 몇 가지 기준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전문가 안목을 존중하는 것이다. 미래전략산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선 전문가의 안목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쉬광셴의 안목을 중간관리자나 최고지도자가 무시했다면, 중국의 희토류산업은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쉬광셴이 이끄는 베이징대학 연구실과 정부 간 대화는 끊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우리 메가프로젝트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가.
둘째, 애국심에 기반한 통찰력이 중요하다. 덩샤오핑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인민들이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소강사회(小康社會)를 만들고자 한 덩샤오핑의 의지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덩샤오핑은 중국의 경쟁력, 인민의 미래에 관심을 집중했다. 그의 일관되고 응집된 관심이 희토류를 전략산업으로 택하는 정치적 통찰력이 됐다. 미국에서의 편안한 삶을 버리고 귀국해 힘든 연구활동을 한 쉬광셴의 애국심 역시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에서도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이 같은 선택을 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때다.
셋째, 주요 정책의 영속성도 짚어야 한다. 덩샤오핑이 희토류산업을 강조한 직후인 1997년에 사망했지만, 그 이후 지도자들이 희토류산업을 국가전략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정책적 영속성을 유지한 것이 전략의 성공을 이뤄냈다. 5년 단임 정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초당적 협력체제가 필요한데 그러한 노력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다.
물론 중국 정치체계와 우리 정치 환경은 다르다. 그래서 덩샤오핑의 전략산업 방식을 우리의 미래 산업 추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다만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논란을 불식하려면 통찰력, 기업 및 전문가의 집단 지성, 정책 연속성 등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담보돼야 한다. 냉정하게 보면 아직 이러한 ‘신뢰 캐피탈’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중국 쓰촨성 광안시의 덩샤오핑 생가에 가면 주변 300여 이웃들과 함께 사용한 우물이 있다. 그 우물에는 기막힌 스토리가 있다. 우물물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했으며 절대 마르지 않았다고 한다. 필자는 최근 그 우물이 있는 현장을 찾아 실용주의를 생각해봤다. 모든 우물물에는 이념이 없다. 물을 마시는 사람 각자 사상과 편견, 이념이 있다.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우리 정부는 실용을 강조하고 있다. 실용의 핵심은 정치적 의도나 그 의도를 의심하는 분위기를 해소하는 데 있으며, 그래야 미래전략산업이 제대로 갈 수 있다.
[백승주 교수 약력]
現 국민대 석좌교수
前 국방부 차관
국회의원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