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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 분량 | 약 5분 |
|---|---|
| 취재방법 | 당사자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법·제도 분석 |
| 주제 | 한국과 일본 축구의 격차가 협회 운영과 장기 전략 차이에의해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짚어봅니다. |
| 주의사항 | 대표팀 성적 만으로 대한축구협회 체계의 모든 문제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유의하세요. |
| 관전포인트 | 일본의 장기 육성 체계와 한국의 단기 대응을 연결해, 격차가 어디서 생겼는지 주목해서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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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와 성공적인 개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지난해 9월 정몽규 회장 앞에서 했던 말이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의 진심 어린 조언에도 한국 축구는 갈피를 찾지 못하고 몰락했다. 한국 축구를 향한 원로의 당부는 공허한 외침이 됐다.
한국 축구가 현실을 확인했다. 지난달 12일(한국시간) 개막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은 세계 무대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편한 조를 배정받았다는 평가가 잇따랐지만, 1승2패로 처참하게 탈락했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대회에서도 한국은 토너먼트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내용도 초라했다. 홍명보호는 약 2년의 시간을 받았지만, 본선 무대에서 준비된 팀이라는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플랜 A로 야심 차게 꺼낸 스리백에도 매번 실점했고, 수비 숫자가 많으니 공격 전개는 답답한 양상이 지속됐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에이스인 손흥민의 활용법도 끝내 찾지 못했다.

한국이 좌절할 때, 일본은 1승2무로 가볍게 32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조별리그 튀니지전에서는 4골을 몰아치며 아시아 월드컵 본선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유럽 강호 네덜란드-스웨덴과도 값진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과 달리 쉽지 않은 대진을 받아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떨어졌으나, 브라질과 대등하게 맞서면서 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압박, 전환 속도, 볼을 다루는 침착함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패배 속에서도 일본 축구가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
한국의 실패는 예견된 참사였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부터 흔들렸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이어 홍명보 감독 선임까지 절차 논란이 반복됐다. 문체부 감사에서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지적됐다. 대표팀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자리가 무질서한 체계 속에서 진행됐다. 스포츠평론가 정윤수 성공회대 교수는 쿠키뉴스에 “정몽규 체제에서 축구협회는 조직의 민주적 경영과 A대표팀의 합리적 운영에 있어 점수를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난맥상의 연속이었다”고 짚었다.
일본은 한국과 정반대 방향으로 걸어왔다. 일본축구협회는 2005년 선언을 통해 2050년까지 ‘축구 가족 1000만명’과 월드컵 우승이라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이후 ‘재팬스 웨이(Japan’s Way)’라는 축구 철학 아래 대표팀, 유소년, 지도자 교육, 풀뿌리 축구를 하나로 묶었다. 특정 감독이나 한 세대의 스타 플레이어에게 기대는 방식이 아니라, 협회 차원의 근본적인 토대를 마련했다. 연령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같은 철학을 공유하다 보니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일본은 유럽 선진 축구와의 교류에서도 한국보다 앞서 있다. 일본축구협회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유럽 사무소를 두고 있다. 유럽에서 뛰는 일본 선수들을 지원하고, 유럽 현지와의 네트워크를 관리하기 위한 거점이다. 협회가 직접 유럽 축구의 흐름을 읽고 관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한국에서는 이를 수년째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말뿐인 논의에 그쳤다. 일본축구협회는 이에 더해 유럽축구연맹(UEFA)과 ‘축구 지속가능성 전략 2030’에 기반해 업무 협약까지 맺었다.
축구를 바라보는 시야에서도 차이가 난다. 일본축구협회는 축구를 지역사회, 교육, 건강, 환경 등 사회적 가치와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미야모토 쓰네야스 일본축구협회장은 “일본축구협회는 2026년부터 2031년까지의 성장 전략에서 지속가능성을 세 가지 축 중 하나로 설정했다”며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아스-패스(Asu-Pass)’를 통해 지구, 사람, 건강, 교육, 지역사회 등 5개 영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패스’는 일본축구협회가 사회공헌과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활동을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대한축구협회 정관에는 축구이익의 사회환원과 기여를 목적으로 설치한 사회공헌위원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일본축구협회의 ‘아스-패스’처럼 지속가능성을 협회 성장 전략의 핵심축으로 설정하고, 환경·인권·건강·교육·지역사회 등 5개 영역을 통합 브랜드로 추진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정 교수는 “일본축구협회는 축구를 통해 지역 공동체를 어떻게 활성화하고 사회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그런 것은 고사하고 협회 운영도 제대로 못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