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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방법 | 공공데이터, 통계자료, 논문·보고서 |
| 주제 | 정책 변화에 따라 은행의 자금 공급이 가계대출에서 기업금융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 주의사항 | 대출 확대와 건전성 악화는 환율·경기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하세요. |
| 관전포인트 | 생산적 금융 확대와 자본비율·연체율 관리가 어떻게 함께 조정되는지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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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보다 기업대출 더 늘었다…생산적금융 본격화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은행권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변화로 생산적금융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8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123개 국정과제 가운데 금융위원회 소관 7개 과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진짜 성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금융 △금융안정과 생산적금융을 위한 가계부채 관리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 강화 등이 담겼다.
정부는 부동산 부문에 집중된 자금을 첨단·혁신산업 등 실물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분야로 돌리겠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시중 자금이 비생산적 영역에서 생산적 영역으로 유입돼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복원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시중은행은 담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왔다. 기업대출은 경기와 개별 기업의 상황에 따라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생산적금융 전환을 주문하면서 여신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도 기업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5대 금융지주는 오는 2030년까지 생산적금융 분야에 총 508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기업금융 확대 흐름은 대출 통계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예금은행의 5월 가계대출 잔액은 1181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조5000억원 늘었다. 반면 기업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346조6000억원에서 1408조3000억원으로 61조7000억원 증가해 가계대출 증가 폭의 두 배를 웃돌았다.
생산적금융 확대 흐름은 기술금융 공급에서도 확인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특수·시중·지방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3월 기준 326조30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307조9137억원보다 18조1166억원 증가한 규모다. 대출 건수도 같은 기간 68만4302건에서 70만5622건으로 늘었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업의 담보나 과거 재무실적뿐 아니라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자본과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도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평가를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생산적금융의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생산적금융 확대는 은행 영업 현장의 평가 체계도 바꾸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관련 자금 공급을 독려하기 위해 KPI(핵심성과지표) 개편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KPI에 생산적금융 지표를 신설하고 영업점 수익성과 성장성 평가에 우대 기준을 반영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관련 취급 실적에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그룹사 KPI에 생산적금융 이행 목표와 성과를 반영할 방침이다. NH농협금융 역시 이찬우 회장이 지난 1월 생산적·포용금융 관련 아이디어의 사업화와 KPI 반영을 주문했다.

다만 기업대출 확대에 수반되는 건전성 부담은 은행권이 풀어야 할 과제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소폭 하락한 것과 달리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보다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년 동월보다 0.01%p 낮아졌다.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같은 기간 0.06%p 올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1%에서 0.22%로 상승했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0.76%에서 0.81%로 높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신산업에 대한 대출 확대는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와 신용위험 부담을 동반할 수 있다”며 “단순히 대출을 늘리기보다 성장성 평가와 포트폴리오 분산, 정책금융·보증기관과의 위험 분담을 통해 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환율도 은행권의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늘면서 보통주자본(CET1)비율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국내은행의 CET1 비율은 13.41%로 지난해 말보다 0.09%p 하락했다.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신용위험과 환율 상승에 따른 자본 부담이 맞물리면서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환율로 수입기업의 대금 결제 부담이 커진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당장 대출금을 회수하거나 한도를 줄이기보다 환율과 유가 흐름 등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를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생산적금융 지속하려면 자본규제 정교화해야”
은행들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려면 자본규제를 추가로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험가중치가 높을수록 같은 규모의 대출이나 투자를 집행하더라도 은행이 확보해야 하는 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대출의 생산적 금융 기여 분석과 관련 시사점’ 보고서에서 “현재의 생산적금융 전환 정책이 일시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금융정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정책적 관점의 고려가 필요할 것”이라며 “모험자본 대출 및 투자 확대를 위해선 주담대 위험가중치(RW) 상향이나 주택신용보증 출연료율 인상 외에도 은행권의 기업대출 및 투자에 대한 RW 하향 조정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당국은 생산적금융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산별 위험가중치를 조정해 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투자 부분은 기존 원칙 400%, 예외 250%에서 현재 원칙 250%, 예외 400%, 정책펀드는 100%로 조정했다”며 “주택담보대출도 RW를 15%에서 20%로 상향했는데, 시장 상황과 정책 목표 방향성을 보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기업대출과 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 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고 본다.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 유인을 높이면서 은행의 부실 위험과 자본비율 부담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