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3일 (6)
“집 팔까, 더 버틸까”…보유세·장특공제 개편에 시장 촉각

“집 팔까, 더 버틸까”…보유세·장특공제 개편에 시장 촉각

보유세·장특공제 개편 검토 배경은 집값 불안
공급 부족 속 기존 주택 매물 유도 노림수
임대차 시장 부작용 가능성 놓고 우려 제기
“거래세 개편·정치적 부담이 정책 성패 좌우”

승인 2026-06-11 06:00:03 수정 2026-06-11 11: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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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약 6분
취재방법 통계자료, 전문가 인터뷰, 법·제도 분석
주제 보유세와 장특공제 조정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세제 개편 방향과 강도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어 단정은 이릅니다
관전포인트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조정이 함께 이뤄질지, 매물과 전월세 시장 변화를 함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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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별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OECD 국가별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정부가 보유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확대되자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해 시장 공급을 늘리고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거래세 부담 완화 등 후속 조치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세제 개편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인상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보유세가 대체적으로 낮다”며 “그래서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 문제는 7월쯤 돼야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다음 달 세제 개편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이 보유세 인상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SNS를 통해 한국과 세계 주요 도시의 보유세를 비교한 기사를 공유하며 “나도 궁금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해당 기사에는 뉴욕, 도쿄,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보유세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0.15%)보다 높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뉴욕, 런던, 도쿄 등 주요 도시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밝혀 보유세 인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재산세는 토지와 건축물 등 재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지방세이며 종합부동산세는 개인이 전국에 보유한 주택과 토지를 합산한 금액이 과세 기준을 초과할 경우 부과되는 국세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 부담은 GDP 대비 0.9% 수준으로 OECD 주요 국가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G7 평균인 1.7%보다는 낮다.

장특공제 개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특공제는 장기간 보유한 부동산의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로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할 경우 보유 기간(연 4%)과 거주 기간(연 4%)을 합산해 최대 80%(10년 보유·거주 시)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2021년부터는 보유 요건과 거주 요건이 분리 적용되고 있다.

장특공제가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세 부담 증가 폭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20억원에 매입해 실거주한 아파트를 10년 후 40억원에 매도하는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현행 제도에서는 양도세 부담이 9406만원 수준에 그쳤다. 반면 장특공제가 폐지될 경우 세 부담은 3억9922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유세 개편으로 집값 안정 효과 기대

정부가 보유세 개편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집값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70주째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상승했다. 누적으로 보면 상승 폭은 더 뚜렷하다. 누적 상승률은 3.93%로 전년 같은 기간 상승률(2.02%)보다 약 1.91%p(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집값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수도권 주택 준공 물량은 8724호로 전년 동월(1만8603호) 대비 53.1% 감소했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도 3만7084호에 그쳐 전년 동기(6만2886호)보다 41.0% 줄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4월 준공 물량이 3816호로 전년 동월(8575호) 대비 55.5% 감소했으며, 누적 준공 물량도 1만1197호로 전년 동기(1만9090호)보다 4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보유세 개편을 통해 기존 주택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규 공급 확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유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높여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세 부담이 커질수록 주택을 처분하거나 추가 매입을 자제할 유인이 생기는 만큼 단기적으로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조치다.

장특공제 손질 가능성도 같은 맥락에서 거론된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장기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을 일부 조정해 투자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을 유도하려는 정책 방향이라는 해석이다.

불안한 전월세 시장…개편 논란도 불가피

다만 보유세 인상과 장특공제 개편이 기대만큼의 시장 안정 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전월세 시장이 이미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세 부담 확대가 임대차 시장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전월세 매물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월27일 2만1807건을 기록한 뒤 한동안 2만 건대를 유지했지만, 2월 중순부터 1만 건대로 감소했다. 이후 3월에는 1만5000건대까지 줄었다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1만7000건대로 소폭 회복했다. 월세 매물 감소세도 뚜렷하다.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1월27일 2만107건에서 2월 초 1만 건대로 줄어들었고,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전인 지난달 6일에는 1만4631건까지 감소했다.

매물 감소는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격은 올해 1일까지 누적 1.99%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기 상승률인 0.04%보다 1.95%p 높은 수준이다. 서울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올해 1일까지 서울 전세가격은 3.77% 올라 전년 동기(0.65%) 대비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

세제 개편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도 예상된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 적용 범위와 실거주 요건 강화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보유세 인상 대상이 다주택자에 국한될지, 1주택 실거주자까지 확대될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릴 전망이다.

보유세만으로는 한계…거래세 조정도 함께해야

전문가는 보유세 개편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는 만큼 거래세 인하를 포함한 세제 전반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보유세 인상으로 매물 출회를 유도할수 있지만, 거래세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는 실제 거래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문재인 정부 당시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인상하면서 시장 왜곡이 발생했다”며 “전월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유세 부담만 높아질 경우 임대차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유세뿐 아니라 거래세도 함께 낮춰 매물 출회를 유도해야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효과와 별개로 실제 제도 개편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세제 개편은 조세 부담 증가와 직결되는 만큼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보유세와 장특공제를 어느 수준까지 조정하느냐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다만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서울 유권자들은 부동산 세제 개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대통령 권한으로 손질이 가능하지만, 장특공제는 국회 통과 여부가 변수”라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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