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2일 (3)
[기획]371억 들인 백암산 케이블카…연 10억 적자, 주민 부담은 계속된다

[기획]371억 들인 백암산 케이블카…연 10억 적자, 주민 부담은 계속된다

군민 1인당 4만5천원, 4인가족 18만원이 매년 증발…치적 행정의 민낯

승인 2026-07-20 13:58:23 수정 2026-07-20 14:13:43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국내 최북단 백암산 케이블카(쿠키뉴스 DB)
국내 최북단 백암산 케이블카(쿠키뉴스 DB)
강원 화천군민 지갑에서 매년 4만원 이상이 사라지고 있다.

화천군민에게 할당된 예산이 매년 적자 운영되고 있는 백암산 케이블카 유지비로 증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천군이 371억을 들여 만든 백암산 케이블카가 ‘안보 관광’이라는 명분을 쓴 ‘혈세 하마’로 전락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군민들은 "내 돈이 이렇게 낭비되고 있었다"며 개선책을 촉구하고 있다.

백암산 케이블카 사업은 2004년부터 정책적 논의가 시작돼 2014년 3월 착공, 2022년 10월 준공되기까지 무려 18년이 걸렸다. 화천군이 시행한 사업 가운데 최장 기간, 최대 사업비로 꼽힌다.

사업비는 2004년 논의 단계에서는 100억여원 수준이었으나, 2014년 착공 당시 170억원으로 시작했으며 이후 200여억원이 증액돼 최종 371억81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러한 예산으로 임대주택을 건설했다면 400채의 주택을 보급할 수 있는 규모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비와 시간 소요와는 달리 운영 실적은 참담하다.

지난해 운영비는 인건비와 시설유지보수비 등 모두 12억864만원이 소요된 반면, 입장료 수입은 3억여원에도 못 미쳐 매년 10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운영실적을 보면 첫 운행을 시작한 2022년 3299명이 방문해 4558만원의 입장료 수익이 발생한데 이어 2023년 2만6827명 3억9240만원, 2024년 2만2597명 3억 2714만원, 지난해에는 2만240명이 방문해 2억 9635먼원의 수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백암산 케이블카 운영의 문제점은 운영 적자를 인구 소멸지역의 하나인 화천군에서 모두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천군 인구 2만 2천여 명을 기준으로, 연간 운영 적자 10억원을 인구로 단순 환산하면, 군민 1인당 연간 4만5천원, 4인 가족 기준 연 18만원이 아무런 성과 없이 증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케이블카는 민간인통제선을 지나는 특성상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되며, 하루 입장 가능 인원은 500명으로 제한된다.

화천 시내에서 셔틀버스로 50분을 이동해 두 차례의 검문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 군사보안 앱을 설치해야 하며, 정상에서는 사진 촬영이 전면 금지된다.

안보의 향수를 찾은 60~70대 고령층 관광객들은 앱 설치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북녘 땅을 조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찾았다는 한 관광객은 “통일전망대는 북한지역을 찍을 수 있는데 여긴 산림만 있는 지역도 못 찍게 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군의회조차 이 사업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다. 군의회는 “정책을 입안하면서 초안 단계에 있는 실무자의 잘못된 인식과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오판으로 빚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문제는 컸다.

백암산 일대는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사향노루의 서식지로, 국내에 50마리 정도만 남은 절멸 위기 상태다. 이 일대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자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 지뢰지대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2009년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사향노루 서식 사실이 누락됐고, 2011년에야 환경단체와 언론에 의해 문제가 제기됐다. 그럼에도 사업은 강행됐다.

화천군 관계자는 “운영비 절감을 위해 셔틀버스 노선 재검토와 관광객 인솔자 필수동승 등 민통선 출입 완화와 같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군부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사항이다. 기상 악화와 불가역적 군사 상황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제는 솔직해져야 할 때라고 사회단체 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백암산 케이블카는 ‘안보 관광’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된 야심찬 사업이었지만, 안보라는 간판에 가려진 거대한 전시행정의 조형물로 전락했다.

371억원의 국민의 혈세와 매년 10억원의 적자는 고스란히 화천군민의 부담으로 전가됐다.

강원접경지문화연대 이창래 대표는 “이제는 솔직해져야 할 때다. 구조적 결함을 인정하고, 운영 중단, 시설 전환, 철거 등 근본적인 ‘출구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 사업은 시작보다 종료 전략까지 포함해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백암산 케이블카는 하나의 관광시설 성패를 넘어 지방정부의 공공투자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묻는 사례가 되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는 것만큼, 그 결과를 주민에게 설명하고 검증받는 과정 역시 행정의 중요한 책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역주민은 “신임 군수가 수상 태양광으로 군민 기본소득으로 연간 10만원을 제안하고 있는데, 새로운 사업도 중요하지만 이전 군정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며 “백암산 케이블카처럼 군민에게 돌아갈 예산이 허투루 사용되는 것이 없는지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군민을 위한 새로운 군정의 첫걸음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윤식 기자 nssysh@kukinews.com
한윤식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