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4일 (5)
반도체 쏠림에 IPO도 ‘반토막’…공모시장 냉기

반도체 쏠림에 IPO도 ‘반토막’…공모시장 냉기

상반기 IPO 17곳 그쳐…전년 대비 55.3% 감소
‘상장 심사 강화+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공모주 매력↓
자금 수급 반도체 대형주·AI ETF로 쏠린 영향도

승인 2026-07-24 06:00:06 수정 2026-07-24 11:06:33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IPO 시장에서는 총 17개 기업이 상장했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IPO 시장에서는 총 17개 기업이 상장했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국내 증시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로 쏠리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장 이후 주가 부진과 강화된 상장 제도로 공모주 투자 매력이 떨어진 데다, 증시 자금마저 반도체 대형주와 인공지능(AI)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동하면서 새내기 기업들이 투자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공모시장은 대어급 IPO 재개 여부가 변수로 꼽히지만, 반도체에 집중된 시장 자금이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가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IPO 시장에서는 총 17개 기업이 상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8개사)보다 55.3% 감소한 규모다. 공모금액도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 줄었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반도체 쏠림까지 ‘겹악재’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간 것과 달리 IPO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확대와 수요예측 참여 자격 강화 등이 시행된 데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공모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또한 ‘파두 사태’ 이후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상장 심사를 강화하고 중복상장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하면서 기업들의 상장 문턱도 한층 높아졌다.

여기에 시장 자금까지 반도체 대형주와 AI 관련 상품으로 쏠리면서 IPO 시장의 위축은 더욱 심화됐다. 6월 국내 주식형 ETF에는 1조9331억원이 순유입됐고, 연초 이후 누적 순유입 규모는 32조4564억원에 달했다. 유입 자금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반도체 대형주 집중 투자 펀드, 피지컬 AI 펀드 등 AI·반도체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몰렸다.

반면 ETF를 제외한 일반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6월 한 달간 8985억원이 빠져나가며 3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공모주 펀드 역시 대어급 부재와 상장 후 주가 부진 여파로 최근 2개월 연속 자금 순유출이 이어졌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공모주보다 AI·반도체 ETF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수급 변화의 영향은 코스닥 중심의 IPO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17개 기업 가운데 16곳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달리 코스닥은 바이오와 2차전지 업종 부진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시장 자금까지 반도체 밸류체인과 AI 대형주로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손익 구조가 취약한 코스닥 새내기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증권사 IB 관계자는 “현재 IPO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중복상장과 반도체 쏠림”이라며 “중복상장 이슈는 대어급 딜에 영향을 주고, 반도체 쏠림은 시장 수급을 왜곡하면서 IPO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장 기업들의 성과도 부진했다. 상반기 상장 기업의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평균 수익률은 150.2%를 기록했지만, 이후 차익실현과 대형주로의 자금 쏠림 영향으로 상당수 종목이 공모가 아래로 밀려났다. 올해 상반기 상장 기업의 공모가 대비 6월 말 평균 수익률은 -14.1%를 기록했다. 전체 17개 종목 가운데 13개가 공모가를 밑돌았고, 이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7%에 달했다. 반면 공모가를 웃돈 종목은 4개에 불과했다.

하반기 “점진적 회복 가능”…일각선 신중론도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IPO 시장의 점진적 회복 가능성을 제기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심사청구 및 심사승인을 받은 기업들이 다수 대기 중인 데다, 최근 발표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맞춰 일부 기업들의 상장이 성공할 경우 대어급 IPO도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소노인터내셔널과 무신사, 메가존클라우드, 구다이글로벌 등 대어급 후보들이 대기하고 있어 분위기 반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상반기 IPO 부진의 배경이었던 대기업 계열사들의 상장 연기와 반도체 등 소수 대형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얼마나 완화되느냐가 시장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엄격해진 상장 심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강화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모회사 주주 보호 의무 등)에 기업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하반기에도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철회나 일정 연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IPO 시장 회복 여부는 반도체에 집중된 시장 자금이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상장 이후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지에 달렸다는 평가다.
임성영 기자 프로필 사진
임성영 기자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는게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