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4일 (5)
[금진호의 AI, 사람을 향하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까?

[금진호의 AI, 사람을 향하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까?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인간 중심 AI 저자

승인 2026-07-22 09: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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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인간 중심 AI 저자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인간 중심 AI 저자

요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크게 조정받고 있다. 그동안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의 메모리반도체 구매가 크게 증가한 것인데, 지금은 이 수요가 조정되고 있고 빅테크 기업들의 현금자산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왜 다들 AI 에이전트 개발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며, AI 에이전트 시대가 되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게 되는 것일까?

아침에 눈을 뜨기도 전에 AI가 조용히 말을 건넨다. "오늘은 오전 10시에 중요한 회의가 있습니다. 어젯밤 발표된 미국의 금리 관련 뉴스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예상됩니다. 회의 자료는 수정해 두었습니다. 출근길에는 비가 오니 10분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집을 나서는 동안 AI는 자동차를 충전하고, 아이의 학교 일정도 확인한다. 병원 예약을 대신 잡아주고, 부모님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해 필요한 진료까지 추천한다.

회사에 도착하면 이메일은 이미 중요도에 따라 분류되어 있고, 고객에게 보낼 제안서는 AI가 초안을 작성해 놓았다. 퇴근 후에는 냉장고 속 식재료를 확인해 저녁 메뉴를 추천하고, 오늘 혈당과 운동량을 분석해 산책을 권한다. 잠들기 전에는 내일 해야 할 일을 미리 정리해 놓는다. 처음에는 비서처럼 느껴졌던 AI가 어느새 내 삶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세계의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AI 에이전트의 모습이다.

우리는 흔히 AI를 질문에 답하는 기술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다르다. 질문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며 여러 일을 이어서 처리하는 존재다. 단순히 ‘똑똑한 검색창‘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에 가깝다.

그렇다면 AI 에이전트가 일상이 되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인류는 오랫동안 도구를 만들어 왔다. 망치는 손의 힘을 키워 주었고, 자동차는 다리의 한계를 넘어섰다. 컴퓨터는 계산을 대신했고, 스마트폰은 세상을 손안에 넣어 주었다. 그런데 AI 에이전트는 이전의 모든 도구와 조금 다르다. 도구는 인간이 사용할 때만 움직였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움직인다. 나의 일정과 습관을 이해하고, 필요한 일을 먼저 준비하며, 여러 시스템을 연결해 결과를 만들어 낸다.

이제 우리는 도구를 사용하는 시대에서 도구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가장 먼저 달라질 것은 ‘시간‘이다. 현대인은 늘 시간이 부족하다. 회의 준비, 이메일 정리, 예약, 검색, 보고서 작성, 각종 행정 업무에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소한 일에 시간을 쓴다. AI 에이전트는 바로 이 시간을 되돌려 줄 가능성이 있다. 몇 시간 걸리던 일이 몇 분으로 줄어들고, 복잡한 행정 절차도 대부분 자동으로 처리될 것이다. 사람들은 더 많은 자유시간을 얻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서 새로운 질문이 생긴다.

우리는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인류는 오랫동안 노동 중심의 사회를 살아왔다. 바쁘게 사는 것이 성실함이었고, 쉬는 것은 때로 게으름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AI가 대부분의 반복 업무를 대신한다면, 인간은 처음으로 ‘일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때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

AI는 시간을 벌어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방법까지 대신 결정해 주지는 못한다. AI 에이전트가 가장 크게 바꾸는 것은 ‘관계‘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우리는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보내기 어렵다. 앞으로는 AI가 사람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내 건강 상태를 알고, 소비 습관을 알고, 고민을 알고, 심지어 말하지 않은 감정의 변화까지 추론한다. 기쁜 일이 있으면 축하하고, 힘든 날에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그렇다면 사람들은 점점 AI에게 마음을 열게 될까. 어쩌면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AI는 화를 내지 않고, 약속을 잊지 않으며, 언제나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 하지만 그 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는 다르다. 친구는 함께 실수하고 성장한다. 가족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손을 잡는다. 사랑은 예측할 수 없기에 더 소중하다. AI는 공감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인간처럼 삶을 함께 살아낸 기억을 만들지는 못한다.

교육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암기와 반복은 AI가 더 잘한다. 그래서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는 곳보다 질문을 만드는 곳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정답을 외우는 학생보다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는 학생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AI가 보고서를 쓰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대에는 창의력과 상상력, 협업과 소통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AI가 발전할수록 인간다움은 더 큰 경쟁력이 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AI 에이전트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비서가 되고, 동료가 되고, 때로는 가장 가까운 조언자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의 마지막 선택만큼은 여전히 인간이 해야 한다.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인지, 어떤 꿈을 품고 살아갈 것인지, 무엇을 위해 시간을 사용할 것인지는 AI가 대신 결정할 수 없다. AI는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우리는 가장 중요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남겨진 그 시간을,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 어쩌면 AI 에이전트 시대는 기술의 시대가 아니라, 인간이 다시 인간다움을 배우는 시대일지도 모른다. 기술이 우리를 대신할수록, 우리는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따뜻하게 공감하며, 더 의미 있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미래를 바꾸는 것은 AI의 성능이 아니다. 그 성능으로 얻은 시간을 어떤 삶으로 채우느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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