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인 물은 썩고,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과 행정의 생리를 이토록 명확하게 꿰뚫는 경구는 없다. 견제와 감시의 눈길이 미치지 못하는 그늘진 곳, 또는 갱신되지 않은 채 특정 세력의 전유물처럼 굳어진 권력의 공간에서는 어김없이 비리와 특혜라는 독버섯이 피어난다. 물이 흐르지 않고 한곳에 고이면 부패한다. 군정도 다르지 않다. 감시가 끊기고 권력이 특정인에게 고이면 혈세는 썩어간다. 우 군수가 말한 ‘토호세력 유착’이란 바로 이런 고임이다. 오래된 인맥, 오래된 사업, 오래된 이해관계가 한 웅덩이에 가라앉아 있다. 그 물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취임 직후부터 사업을 하나둘 재검토해 왔지만, 소극적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전수조사는 시작일 뿐이다. 진짜 시험은 그 다음이다.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을 묻고, 구조를 고쳐야 물이 다시 흐른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고인물이 생긴다. 기장군의 사정이 기장군만의 문제일 리 없다. 전국 어디든 흐름이 막힌 웅덩이는 있다. 문제는 그 물을 언제, 누가 퍼내느냐다. 썩기 전에 흐르게 하는 것이 국민이 뽑아준 자치단체장의 첫째 몫이다.
구형모 기자 hmnin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