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 (4)
당국은 규제, 숙제는 업계 몫…단일종목 레버리지 ‘후폭풍’

당국은 규제, 숙제는 업계 몫…단일종목 레버리지 ‘후폭풍’

20좌 미만 단주 증권사가 매입…가격·비용 기준은 미정
LP 책임·괴리율 관리 강화…리밸런싱 개선은 업계 자율로
업계 “취지 공감하나 실무 부담 커져”

승인 2026-07-20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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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에서 바라본 여의도 금융가 전경. 임성영 기자
마포에서 바라본 여의도 금융가 전경. 임성영 기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비상이 걸렸다. 기본예탁금 상향과 최소 거래단위 확대 등 제도는 당국이 마련했지만 단주 처리와 전산 개편, LP 운영, 괴리율 관리 등 실제 시장 운영에 필요한 후속 과제는 대부분 업계가 떠안게 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과도한 투기 수요와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기본예탁금은 현행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최소 주문 수량은 1좌에서 20좌로 확대하기로 했다. 증권사·운용사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하고, LP의 호가 제출 의무와 운용사의 괴리율 관리 책임도 강화한다.

20좌 미만 단주 증권사가 매입…가격·비용 기준은 미정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은 최소 거래단위 확대에 따른 기존 단주 처리다. 최소 거래단위가 20좌로 올라가면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20좌 미만 물량은 거래소에서 직접 매도할 수 없게 된다.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해당 물량을 직접 사들인 뒤 여러 투자자의 단주를 모아 시장에서 처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거래소 규정 개정과 전산 개발 등을 거쳐 이 제도는 오는 11월 시행될 예정이다.

기존 보유자는 20좌 미만 물량을 계속 보유할 수 있지만 처분을 원할 경우 증권사를 통해 매각해야 한다. 다만 증권사가 어떤 가격에 단주를 매입할지, 가격 산정 방식과 거래 비용 부담 주체 등 세부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좌 미만 물량을 증권사가 직접 사들여 다시 모아 처분하는 방식은 예상 밖의 접근”이라며 “매입 가격과 비용 부담, 전산 구축 등 아직 정해야 할 실무 과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주문 단계에서 20좌 미만 매수를 차단하고 기존 투자자의 단주 매각 신청을 접수할 수 있도록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해야 한다. 기본예탁금 3000만원 충족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주문 가능 금액을 산정하는 방식도 기존 레버리지 상품과 달라질 수 있다.

단주 처리뿐 아니라 LP와 운용사의 시장 안정 의무도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LP의 호가 제출과 운용사의 괴리율 관리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거래소 규정과 세칙 개정을 거쳐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장 마감 무렵 호가 공백이나 매수·매도 주문 쏠림으로 가격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용사와 LP의 관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당국은 적정 괴리율을 위반한 운용사의 신규 ETF 상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괴리율이 반복적으로 기준을 크게 웃도는 상품은 신속하게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해 단일가매매로 전환하기로 했다. 업계로서는 괴리율 관리가 미흡할 경우 투자자 민원뿐 아니라 신규 상품 출시에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대응책과 추진 일정. 금융위
금융당국이 제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대응책과 추진 일정. 금융위
리밸런싱 개선은 업계 자율로…“일률 적용 시 부작용 우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기 위해 장 마감 무렵 기초자산을 사고파는 리밸런싱 거래를 한다. 주가가 오르면 추가 매수하고 하락하면 매도하는 구조여서 특정 종목에 주문이 몰릴 경우 장 후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리밸런싱 주문 분산과 운용 방식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업계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결국 장 마감 무렵 집중되는 주문을 어떻게 분산해 시장 충격을 줄일지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변제호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 시장을 운영하는 것은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라며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증권사와 운용사가 경각심을 갖고 관리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증권사와 운용사의 역할과 책임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국이 큰 틀의 제도는 마련했지만 실제 운영은 결국 시장 참여자들이 맡게 됐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운용사가 먼저 만들어 달라고 한 상품도 아니고 수수료 수익도 크지 않다”며 “시장 안정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괴리율 관리와 리밸런싱, 투자자 보호 등 실무 부담은 대부분 업계가 떠안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품 출시는 정책적으로 추진됐지만 실제 현장에서 제도를 구현하는 일은 결국 증권사 몫”이라며 “단주 처리부터 전산 개편, 주문 통제 시스템까지 예상보다 손봐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위는 세부 시행방안을 관계기관 및 업계와 추가 협의를 거쳐 마련할 계획이다. 변 국장은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해 사전에 업계와 충분히 협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다음 주부터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전산 개편과 세부 운영방안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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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영 기자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는게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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