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7일 (5)
금융위 예탁금 3000만원 속내…단일종목 레버리지 ‘12조→4조’ 계산

금융위 예탁금 3000만원 속내…단일종목 레버리지 ‘12조→4조’ 계산

보완 방안으로 시장 축소 기대
“출시 초기 규모가 적정”…예상 밖 쏠림 인정
“폐지 아닌 보완”…투자기회·시장안정 균형 강조

승인 2026-07-16 19:34:59 수정 2026-07-17 06: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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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전경. 쿠키뉴스DB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전경. 쿠키뉴스DB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인 배경에는 시장 규모를 현재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예상보다 자금이 빠르게 쏠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상품을 없애기보다 투자 문턱을 높여 적정 규모로 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보완방안의 핵심인 기본예탁금 3000만원과 현금 예탁 의무화는 단순히 투자자 진입장벽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 금융위는 내부적으로 현재 약 12조원 규모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이 4~5조원 수준까지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출시 초기 시가총액인 4조4000억원 수준을 적정 규모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단일종목 레버리지 16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5월 27일 상장 당시 4조4000억원에서 지난 15일 11조9000억원으로 불과 한 달 반 만에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변제호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현재 운용 규모가 3분의 1 안쪽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처음 상장 당시 시가총액이 4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점도 감안해 3000만원 기준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예측치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특히 예탁금을 상향한 것보다 ‘현금만 인정’하는 조치가 시장 수요를 줄이는 데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보유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등도 일정 비율을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현금 3000만원을 계좌에 보유해야 한다. 기존 투자자도 추가 매수하려면 동일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금 3000만원을 예탁한 뒤 단일종목 레버리지 2000만원어치를 매수하면 계좌에는 현금 1000만원만 남는다. 이후 1000만원어치를 추가 매수하려면 예탁금을 다시 3000만원으로 맞추기 위해 현금 2000만원을 추가 입금해야 한다. 즉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추가 매수할 때마다 현금 예탁금 3000만원을 유지해야 하는 구조다.

이번 조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한정된다.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와 미국 나스닥100 2배 레버리지 ETF 등 ETF 본래 취지에 맞는 분산투자 방식의 레버리지 상품에는 현행 기본예탁금 1000만원이 그대로 적용된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국내외 상장 여부나 기초자산의 국적과 관계없이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높인다. 디렉시온의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TSLL) 등 해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분산 효과 없이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적 위험은 국내외 상품이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상장 상품에만 투자 요건을 강화할 경우 투자 자금이 해외 상장 상품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국내외 상장 여부나 기초자산의 국적과 관계없이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높인다. 금융위 제공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국내외 상장 여부나 기초자산의 국적과 관계없이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높인다. 금융위 제공
“예상보다 쏠림 심했다”…금융위도 이례성 인정

금융위는 출시 한 달 반 만에 보완책을 내놓은 것이 이례적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출시된 지난 5월 27일 이후 반도체주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투자 수요가 빠르게 쏠렸다는 설명이다. 한때 시장 규모가 15조원까지 불어난 만큼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위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변 국장은 “출시 한 달 반 만에 보완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이 정도로 수요가 쏠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예상보다 쏠림이 심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차원에서 보완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대책이 시행되더라도 금융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폐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정치권과 시장 일각에서는 상장폐지 주장까지 제기됐지만 금융위는 현재 상황을 ‘상품 실패’가 아닌 ‘시장 과열’로 판단하고 있다. 변 국장은 “상장폐지는 상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적용하는 제도”라며 “지금은 과수요에 따른 시장 과열이 문제인 만큼 강력한 보완책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필요하면 추가 규제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재교육 의무화와 선행 투자경험 요건 신설 등 추가 진입규제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과도한 시장 위축이나 투자기회 상실은 피하면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시장 효율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자체를 없애기보다는 보완하는 방향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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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영 기자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는게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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