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6일 (4)
1600조 메가프로젝트에 전력 ‘비상’…12차 전기본, 원전 확대 담나

1600조 메가프로젝트에 전력 ‘비상’…12차 전기본, 원전 확대 담나

승인 2026-07-08 17: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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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소재 재생에너지 단지. 전남도 제공
전남 소재 재생에너지 단지. 전남도 제공
정부가 영·호남권, 충청권을 아우르는 약 1600조원 규모의 메가프로젝트 시행을 선언하면서 반도체,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 등에 소요되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조달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 지난해 전력 수요(100GW)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5GW가 새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돼 현재 추진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년)에도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2035년까지 호남·영남권 등에 총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6.3GW 규모의 반도체 팹 4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두 사업 합산 필요 전력 설비량만 24.7GW 규모로, 대형원전(1.4GW) 17~18기 용량에 해당한다.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강한 만큼 12차 전기본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초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 정부 첫 에너지 중장기 법정 전력 계획인 12차 전기본 수립을 추진,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공개한 ‘12차 전기본 전력수요 전망 잠정안’에 따르면, 2040년 최대 전력 수요 전망 잠정치는 131.8~138.2GW로 집계됐다. 첨단산업 전력 수요를 고려해 11차 전기본 대비 향후 2년간 2.5GW에서 8.9GW 사이의 추가 설비 확충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내놓았다.

당시 잠정치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이라는 현 정부의 다소 도전적인 목표가 반영된 수치였다. 그러나 메가프로젝트로 인해 당초 목표에 더해 약 25GW의 전력 수요량이 늘어나게 되면서, 국민보고회 당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언급한 ‘가용가능한 모든 자원’을 활용하고도 훨씬 더 많은 발전원을 추가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 24시간 가동을 필요로 하는 산업 특성상 간헐성이라는 단점이 있는 재생에너지만으론 충당이 불가해 ‘원전 증설론’이 기정사실화 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방안에 대해 “12차 전기본에 원전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전뿐 아니라 LNG와 수소, 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내용도 전기본에 담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성환 장관 역시 이달 3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소위 안정적 기저전원 성격을 가지고 있는 원전의 비중을 얼마나 하는 게 적정하냐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들어 (12차 전기본에) 어떤 전원을 넣을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빨리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영광 한빛원전에 2기를 더 지을 수 있는 땅이 있고, 울주에도 2기를 추가로 건설할 수 있는 부지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기에 새로운 부지를 조성하지 않더라도 추가 건설이 가능한 여건은 갖춰져 있다”면서 “다만 부지가 있다고 곧바로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지역 주민과 국민의 수용성을 충분해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히 증설을 넘어 최대 전력 수요를 다시 산정해야 하는 데다, 이에 따른 발전원 재조정, 전력 수급 시나리오를 다시 파악해야 해 12차 전기본의 수립 일정 자체도 수개월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발전원과 전력망을 추가로 증설·확충하는 과정에서 주민수용성 등 매우 중요하고도 부수적인 절차가 잇따라, 전기본 수립 이후 실제 실행으로 옮기기까진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메가프로젝트의 신속한 추진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에너지원별 고른 성장이 필요하다”면서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LNG(천연가스) 등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충분히 지원하고 활용하면서도, 실질적으로 탄소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대책들을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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