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가 부실한 사업계획으로 ‘기능성온천장’을 매입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본지 4월 7일자 보도)
매입 전 사업성을 분석하는 연구용역은 물론, 매입 이후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여억원 규모의 대형 시설을 매입하는 사업계획으로는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주먹구구식 문경시 행정의 난맥상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9일 쿠키뉴스가 입수한 ‘시립문경요양병원 기능 강화를 위한 기능성온천장 매입 추진계획’에는 온천장 현황과 매입 소요 예산, 매입 필요성, 활용 방안 등이 간략히 담겼다.
반면 대형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검토돼야 할 경제성 분석과 수요예측, 구체적인 운영계획 등은 없었다.
이 추진계획서는 지난 2023년 6월 장기간 폐쇄된 ‘기능성온천장’을 18억 910만원에 매입하기 위해 마련한 문서다.
문경시가 2015년 1월 박인원 전 시장 소유의 문경종합온천에 26억 1000만원을 받고 매각한 뒤 약 8년 만에 재매입 절차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대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본적인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짜인 각본에 따라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단지 문경시는 매입 필요성으로 재산권 행사 과정에서 민간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실제 시립문경요양병원은 전체 대지면적 8030㎡ 가운데 6288㎡(78%)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능성온천장은 1742㎡(22%) 규모다.
두 시설은 같은 부지 안에 있어 병원 증축이나 시설 개선, 재산권 행사 과정에서 민간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한 구조다.
이 때문에 박애주 전 문경보건소장은 “애초부터 팔면 안 되는 시설이었다”면서 과거 문경시가 실행한 행정을 스스로 부정하며 ‘기능성 온천장’ 재매입에 대한 필요성을 강변했다.
박 전 소장은 해당 사업을 주도한 직원이다.
문경시는 매입 후 활용 방안으로는 재활치료실 등 병원 서비스 기능 강화를 통한 입원환자 회복 증진과 병상 충원률 향상 등을 제시했다.
향후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한 시설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 모든 것은 달랑 A4용지 1장 분량에 담겼다.
이런 부실한 사업계획으로 수십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을 추진한 문경시에 대해 시민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특히 문경시가 별도로 진행한 ‘기능성온천 활용 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서(본지 4월 8일자 보도) “잠정 폐쇄 유지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결론이 제시되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번 최종보고서는 문경시가 기능성온천장을 매입한 뒤 약 3년 동안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지난해 12월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호황을 누리던 ‘기능성 온천장’이 10여 년간 방치되면서 사실상 활용 가치를 잃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점이 연구용역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경제성 분석과 수요예측, 운영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십억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추진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 문경시 공무원 A는 “문경시가 ‘기능성온천장’을 매입한 것은 거액을 투자하고도 수년간 방치하고 있던 박 전 시장의 앓던 이를 빼주는 격”이라며 “결국 특정인을 위한 행정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매입을 결정한 배경과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며 “책임자에 대한 문책은 물론, 필요할 경우 구상권 청구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 B씨는 “결과적으로 전혀 쓸모없는 시설을 사들이기 위해 20여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것”이라며 “윗선과의 연결고리도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애주 전 문경보건소장은 “그동안 두 차례 병원 증축을 하면서 온천 소유주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2015년 매각한 가격보다 8억원 저렴하게 매입한 만큼 손해 본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김윤기 문경시민온천살리기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기능성 온천장이 활발히 운영되던 2015년 매각 시점과 장기간 방치로 기능을 상실한 현재 시점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 가치가 떨어졌고 노후화까지 심화된 상황에서 사실상 쓸모없는 시설을 돈을 주고 매입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개인 돈이라면 과연 이런 시설을 사겠느냐”며 “혈세를 낭비한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