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7일 (1)
한여름에 웬 산타?…숲속 리조트 품은 봉화, 이리오라 손짓하네 [쿡여행]

한여름에 웬 산타?…숲속 리조트 품은 봉화, 이리오라 손짓하네 [쿡여행]

산타포레리조트 개장…옛 분천분교 고쳐 객실 15실·카라반 4동 갖춰
산타마을·협곡열차·백두대간수목원 잇는 1박 2일 관광거점

승인 2026-07-24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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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포레리조트. 봉화군 제공
산타포레리조트. 봉화군 제공
한여름인데도 빨간 산타 모자가 반갑다. 푸른 숲 사이를 달려온 기차가 분천역에 멈추면 계절과는 어울리지 않는 크리스마스 풍경이 여행자를 맞는다. 종소리가 들릴 것 같은 산타마을 골목을 걷고, 숲길을 따라 낙동강 절경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저문다.

예전 같으면 아쉬움을 남긴 채 발길을 돌렸겠지만 이제는 다르다. 봉화에는 여행의 끝을 하루 더 늦춰줄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

봉화군이 23일 문을 연 산타포레리조트는 분천산타마을을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에서 머물며 즐기는 여행지로 바꾸는 새로운 출발점이다. 오랫동안 비어 있던 폐교가 자연 속 숙박시설로 다시 태어나면서 봉화 여행의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사계절 내내 산타가 기다리는 마을
 
분천산타마을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365일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조성된 관광지다. 겨울철 눈 내린 풍경만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에는 계절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사계절 썰매장과 겨울왕국, 플라워가든이 잇따라 조성되면서 여름에도 가족 단위 관광객이 찾는 체험형 관광지로 변모했다. 여기에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지나는 분천역 특유의 풍경까지 더해져 철도여행 명소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분천산타마을은 낙동강세평하늘길, 외씨버선길, 동서트레일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산타마을에서 시작해 협곡을 따라 걷다 보면 봉화 특유의 청정 숲과 강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함께 만날 수 있다.

다만 그동안은 대부분 당일 일정으로 여행을 마치는 경우가 많았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숙박과 식당, 카페, 지역 상권으로 소비가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폐교가 숲속 리조트가 되다
 
그 변화를 이끌 공간이 바로 산타포레리조트다.

리조트가 들어선 곳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옛 분천분교다.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은 뒤 오랜 기간 비어 있던 공간을 철거하지 않고 여행자를 위한 휴식공간으로 되살렸다.

학교 건물의 기억은 남기면서 현대적인 숙박시설을 더했다. 객실 15실과 동물 캐릭터 카라반 4동, 카페와 다이닝 공간, 업무라운지, 회의실 등을 갖춰 가족 여행은 물론 워케이션과 소규모 워크숍도 가능하도록 꾸몄다.

특히 삼각형 오두막 형태의 카페는 숲을 향해 열린 통창이 인상적이다. 실내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숲속 캠핑장에 머무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야외에서는 바비큐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캐릭터 카라반이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어른들에게는 조용한 숲속 휴식처가 된다.

분천산타마을. 봉화군 제공
분천산타마을. 봉화군 제공
천천히 걸을수록 깊어지는 봉화
 
산타포레리조트가 생기면서 봉화 여행 동선도 훨씬 풍성해졌다.

첫날에는 협곡열차를 타고 분천역에 도착해 산타마을을 둘러본 뒤 겨울왕국과 플라워가든을 즐긴다. 오후에는 낙동강세평하늘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협곡 풍경을 감상하고, 저녁에는 리조트에서 숲속 바비큐와 휴식을 즐기면 된다.

다음 날에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향하는 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수목원에서는 백두대간의 식생과 호랑이숲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이어 청량산으로 이동하면 기암절벽과 청량사를 품은 봉화의 대표 산세를 만날 수 있다.

여름이라면 봉화은어축제를, 가을이라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봉화송이축제까지 함께 즐기면 계절마다 다른 봉화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여행의 피로를 풀 미식으로는 봉화의 오랜 별미인 ‘봉성돼지숯불고기’를 추천한다. 솔잎을 깔고 숯불에 구워내는 이 요리는 특유의 불향과 솔향이 어우러져 걷기 여행 후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지역민들의 소울푸드다.

또 분천 일대에서는 산채정식과 송이 요리, 한약우를 맛볼 수 있고 봉화 시내로 이동하면 닭불고기와 메밀 음식도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별미다.

산타포레리조트, 체류관광 시대 연다

산타포레리조트의 의미는 숙박시설 하나가 늘어난 데 있지 않다.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무르면 식당과 카페, 특산품 판매장, 체험 프로그램 등 지역 곳곳으로 소비가 이어져 체류형 관광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폐교를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킨 지역 자산 활용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봉화군은 앞으로 산타포레리조트를 거점으로 철도관광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청량산, 봉화은어축제, 봉화송이축제를 연계한 숙박형 관광상품을 확대해 사계절 체류관광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분천산타마을은 이제 ‘사진 한 장 남기고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 봉화의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여행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봉화=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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