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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방법 | 공공데이터, 법·제도 분석, 전문가 인터뷰 |
| 주제 | 국회와 정당의 막말 규정이 있어도 실제 징계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
| 주의사항 | 징계안 통계는 접수 기준이어서 모든 막말을 담지 못하고 있음을 유의하세요. |
| 관전포인트 | 징계안이 반복 제출돼도 왜 실질 제재로 이어지지 않는지, 제도 공백과 정쟁 구조를 함께 읽어보세요. |
이 사안과 관련한 다양한 기사는 쿠키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정치인의 말은 아래로 흐른다. 국회와 정당에서 반복되는 조롱·비하 표현은 정치권 안의 공방으로 끝나지 않는다. 짧은 글과 영상, 밈의 형태로 온라인에 퍼지고, 청소년의 일상 언어로 흘러내린다. 지난달 말 배재고 야구부의 ‘지역 비하 응원’ 사태도 일부의 일탈로 넘기기 어렵다. 문제는 학생들이 왜 그런 말을 쓰느냐에만 있지 않다. 쿠키뉴스는 3회에 걸쳐 정치권의 혐오 언어가 청소년 문화로 흘러드는 과정, 막말이 정치권 안에서 반복되는 이유, 책임을 묻지 못하는 국회의 제도적 공백을 짚는다.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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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치권의 막말과 혐오·조롱 표현은 반복되고 있다. 여야는 발언이 문제 될 때마다 상대 진영을 비판하고 징계안을 제출하지만, 실제 징계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정치권이 스스로 세운 품위 기준조차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을 보면 2016년부터 2026년까지 20대·21대·22대 국회에서 접수된 국회의원 징계안은 모두 153건이다. 각각 47건, 53건, 53건 순이다. 22대 국회는 임기가 진행 중인데도 이미 21대 국회 전체와 같은 53건의 징계안이 접수됐다.
쿠키뉴스가 최근 10년간 접수된 징계요구안 153건의 사유를 분류한 결과, 반말·비방·욕설 등 모욕·명예훼손성 발언에 대한 징계 요구는 88건에 달했다. 전체 153건의 절반 이상인 57% 수준이다. 직접적 모욕 표현과 반말, 고성, 차별성 발언 등이 사유로 적시됐다. 이 외 회의 진행 방해, 이해충돌, 재산 문제, 성비위 의혹 등도 포함됐다.

징계안은 개별 의원에게 발언 책임을 묻는 형식으로 제출되지만, 실제로는 정당 간 특정 정치 현안을 둘러싼 공방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여러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 동시에 제출되거나, 여야가 맞징계에 나서는 방식이다. 징계 제도가 자정 장치보다 정쟁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규정은 있지만 징계는 없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막말과 품위 훼손 행위를 제어할 규정은 있지만, 실제 징계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멈추거나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국회 윤리 제도가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된 점도 한계로 꼽힌다.
여야는 상대 진영의 발언에는 강하게 반발하며 징계안을 제출하지만, 자기 진영의 막말에는 관대한 태도를 보여왔다. 징계가 자정 장치가 아니라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소비되면서 제도의 의미도 퇴색했다.
2018년 윤리특위가 비상설화된 뒤에는 제도적 한계도 커졌다. 여야 합의 없이는 특위 운영이 쉽지 않아 징계 심사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국회 윤리기구의 독립성과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원들이 스스로를 심사하는 구조만으로는 막말과 품위 훼손 행위를 걸러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휘원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는 “의원들끼리 구성되는 윤리특위를 상설화하고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윤리조사국으로 격상해 독립적인 조사권·징계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국회의 자정 기능 활성화를 위해 의원에 대한 조사 권한을 강화하는 등 독립적 활동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책특권의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헌법상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명예훼손이나 모욕적 발언까지 폭넓게 보호할 경우 막말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과장은 “직무상 행한 발언에 부여되는 면책특권이 오히려 막말을 보호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독일 연방의회처럼 명예훼손이나 모욕적 발언에는 면책특권 적용을 제외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과 함께 정당 차원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각 정당이 윤리규범과 징계 규정을 두고 있지만, 실제 정치 현장에서 막말과 혐오 표현을 걸러내는 기준으로 작동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의 발언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반복적인 모욕·차별 발언에는 공천과 당직 인선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
원내대표단 차원의 ‘정치 언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법적 처벌만으로 모든 막말을 제어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국회와 정당이 공개적으로 지켜야 할 언어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다.
‘국회를 빛낸 바른 정치언어상’을 운영하는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신동진 학회장은 “정치가 자기 언어에 책임지지 않는 한, 사회 전반에 퍼진 혐오 문화를 걷어내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는 나온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혐오는 상대를 무너뜨리기 전에 우리 자신을 먼저 무너뜨린다”며 “혐오는 품격을 이길 수 없다. 우리 스스로부터 혐오를 끝내고 존중하고 품격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미경 기자 95923kim@kukinews.com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