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7일 (1)
“집단대출 막혀 입주대란 위기”…매교역 팰루시드 6000명 ‘곡소리’

“집단대출 막혀 입주대란 위기”…매교역 팰루시드 6000명 ‘곡소리’

한도 소진에 잔금대출 막힌 매교역 팰루시드
3000억 예측했던 은행 한도, 100억~200억 수준으로 ‘10분의 1 토막’
‘후취담보’ 구조에 타 은행 변경도 불가…2금융권 이어 1금융권도 셧다운
조합·은행 “현재로선 어렵다” 난색…李대통령 “사후 정책 변경 피해 점검”

승인 2026-07-23 17:14:46 수정 2026-07-23 18:55:17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수도권 아파트 단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쿠키뉴스 자료사진.
수도권 아파트 단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하반기 입주를 앞둔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단지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 ‘입주대란’ 우려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파로 시중은행들이 잔금대출 한도를 크게 조이면서다.

2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 입주를 앞둔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단지(전체 2178세대·약 6000명) 실수요자들이 당장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가 가로막힐 위기에 처했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이유로 집단 잔금대출 한도를 줄이면서다.

입주 예정자 A씨는 커뮤니티를 통해 “팰루시드 입주 예정자인데 상황이 심각하다. 입주 예정자가 2178세대인데 지금 100세대 정도만 대출해 주고 나머지 2000세대가 잔금대출을 못 받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 예정자 B씨도 “예고 없이 금융권이 우리의 목을 조여오는데, 대출 한도가 새롭게 열리는 내년 초까지 버틸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절실하다”며 “이 사태가 지속되면 주민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될 판”이라고 호소했다.

신축 아파트 입주 시 실행되는 집단 잔금대출은 사업주체(시행사·조합)가 사전에 협약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일반 개별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완공 후 등기를 설정하는 후취담보 구조를 활용하는 만큼, 절차가 비교적 간소하고 금리 조건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협약을 맺지 않은 타 시중은행에서도 개별 주택담보대출은 가능하지만, 미등기 상태에 따른 심사와 담보 설정, 법무 절차 등에서 제약이 커 실제로는 선택지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정 협약 은행의 집단대출 한도가 소진되면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대출 문턱은 급격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잔금대출 업무를 지원하는 법률 대리인 측은 심각한 한도 절벽 상황을 증언했다. 법무법인 황해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제한으로 새마을금고나 지역농협 등 2금융권 잔금대출은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중단됐다”며 “1금융권도 기준금리·가산금리 인상과 총량 시한으로 집단 잔금대출 총량을 줄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당초 시중은행 지점들은 매교역 팰루시드 단지 규모에 맞춰 은행별로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집단 잔금대출 총량을 예상하고 준비해 왔으나, 올해 5월 들어 본점 차원의 배정 한도가 100억~200억 원 수준으로 10분의 1가량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통제가 어려운 신용대출 대신 집단 잔금대출 한도를 대폭 줄여 총량을 맞추다 보니, 결국 대출을 받는 세대와 못 받는 세대로 갈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수요자들이 이처럼 ‘대출 절벽’으로 내몰린 데는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도 크게 늘었고, 연간 관리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일부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하거나 공급 규모를 조정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건물이 완공된 후 실행되는 잔금대출은 사실상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똑같기 때문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및 총량 관리의 영향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며 “원래대로라면 은행들도 금리 경쟁을 펼치며 손님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영업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당국에서 총량을 묶어놓은 탓에 영업점을 방문한 실수요자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행 “정부 시책이라 어쩔 수 없다…현실적 불가”

현재 입주예정자 협의회 측은 은행의 대출 총량이 초기화되는 내년 초까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입주 지정 기간을 2027년 2월28일까지 연장할 것과 △부산은행을 통해 진행된 집단 중도금 대출 만기일 역시 2027년 2월28일까지 연장해 줄 것을 시공사 및 주관은행에 건의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 탓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되고 있다. 팰루시드 주택재개발조합 입주지원 관계자는 “대출 차질에 따른 불안으로 문의 전화가 지속적으로 오고 있으나, 은행 조치는 정부 시책에 따른 것이어서 조합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현재로서 입주 지정 기간 연장이나 중도금 대출 만기 연장 등 계획은 없으며, 개별적으로 알아보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입주대란 발생 시 대응 방안 역시 향후 조합본부에서 조합장이나 시공사 등이 상의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해당 단지의 집단 중도금 대출을 담당하는 부산은행 관계자 역시 “입주는 8월18일부터 시작되고 중도금 대출 만기는 11월 말까지로 잡혀 있어 입주일 대비 시기적 유예는 있는 편”이라면서도 “아직 중도금 대출 연장 등과 관련해 확정되거나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도금 대출 만기 연장은 영업점 재량이 아닌 본부 승인 대상이며 사례 자체가 매우 드물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사후 정책 변경 피해 최소화해야”…李, 금융당국에 점검 착수

상황이 악화되자 청약 당첨 위주의 실수요자 단지인 신축 아파트 잔금대출을 투기 수요와 동일선상에 놓고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정책 공개토론회에서 한 팰루시드 입주 예정자는 “2년 전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았으나, 최근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른 은행별 대출 한도 소진으로 잔금대출을 아예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확정된 제도에 맞춰 계획했는데 사후에 정책이 바뀌어 이런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지면 안 된다”며 “경계선에 걸려 상처받는 사람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별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을 과도하게 죄면서 기존에 나갈 수 있던 대출까지 막히는 경향이 있다”며 “실수요자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은행권과 협의하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프로필 사진
최은희 기자
은행과 금융당국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