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21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인 김한정씨가 조사 비용을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과 김씨의 송금 기록, 오 시장 측 인사들과 명씨가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 등을 토대로 혐의 일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상실하고, 정치자금법에 따라 5년간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다만 이번 판결은 1심으로,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오 시장은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에 오류가 있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 간부회의에서 “개인적인 재판으로 직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게 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1심 판결은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 상급심에서 바로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법원 판단에 유감을 나타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엄밀한 증거 대신 정황과 예단을 우선시한 대단히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씨의 진술은 번복을 거듭하며 일관성을 상실했다”며 항소심에서 법리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바로잡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 또는 공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사법리스크가 최종적으로 해소되기 전까지는 차기 대선주자로서 정치적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최근 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해왔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7.7%,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13.9%, 오 시장은 11.3%를 기록했다.
세 사람의 격차는 모두 오차범위 안이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22.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2.6%로 유보층도 35.5%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으로 쌓은 행정 경험과 중도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특히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헌정사상 첫 5선 광역단체장에 올랐다.
그러나 공직 상실 가능성이 걸린 재판이 이어지면서 향후 정치 일정과 메시지가 사법 대응에 제약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판 장기화나 상급심 판단에 따라 오 시장을 지지하던 표심이 다른 범보수 주자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현재 조사에서 범보수 주자들이 오차범위 안에서 경쟁하고 있고 유보층도 30%를 웃도는 만큼, 1심 판결만으로 대권 구도 재편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시장의 1심 판결을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변명과 항소로 서울시정을 인질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오 시장의 책임 있는 처신을 촉구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