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르노코리아 본사에서 경기 고양시 르노코리아 서비스코너 일산백석점까지 필랑트를 시승했다. 왕복을 포함한 전체 주행거리는 약 70㎞다. 도심 정체 구간과 자동차 전용도로를 지났고, 시승 중에는 굵은 빗줄기도 쏟아졌다.
필랑트는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된 르노의 글로벌 플래그십 모델이다. 세단의 낮고 매끄러운 실루엣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공간 활용성을 결합한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를 표방한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변화는 전동 선쉐이드였다. 르노코리아가 이달 새롭게 출시한 액세서리로 필랑트 아이코닉과 에스프리 알핀 트림에 장착할 수 있다. 필랑트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표면적이 1.1㎡에 달한다. 아이코닉과 에스프리 알핀 트림에 기본 적용되며, 넓은 유리 면적을 통해 실내에 밝고 탁 트인 분위기를 만든다.
고정형 글래스 루프는 그 특성상 강한 햇빛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특히 2열에서는 직사광선을 더 직접적으로 받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동 선쉐이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다. 버튼을 누르면 글래스 루프 전체를 빠르게 덮거나 다시 열 수 있다.
실제로 작동해 보니 넓은 유리 지붕이 빠르게 가려져 편리했다. 개방감이 필요할 때는 루프를 드러내고, 햇볕이 강하거나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춰야 할 때는 즉시 닫을 수 있다. 글래스 루프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계절과 날씨에 따른 불편을 줄인 보완책이다. 끼임 방지 기능도 탑재돼 있다.
전동 선쉐이드의 정가는 79만원이며 출시 기념 가격은 69만원이다. 전동 선쉐이드를 선택하면 블랙 스웨이드 헤드라이닝도 함께 적용된다.

필랑트는 운전대를 잡기 전부터 시선을 끌었다. 날렵하게 뻗은 차체와 과감한 전면부, 특히 독특한 후면 디자인은 정차해 있을 때도 존재감이 뚜렷했다. 화려한 외관에서 시작된 기대감은 주행에서도 이어졌다.
운전해보니 ‘편하다’는 한마디로 정리됐다. 전장이 긴 준대형 차급이지만 차체를 다루기가 버겁지 않았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힘이 갑작스럽게 쏟아지지도 않았다. 제동 반응 역시 지나치게 예민하지 않았다. 차선을 바꾸거나 굽은 도로를 지날 때도 차체 움직임이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머물렀다. 눈으로 느낀 만족감이 운전대를 잡은 뒤의 편안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 차에는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 1.64㎾h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E-Tech 시스템이 탑재됐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50마력이며 공인 복합연비는 15.1㎞/ℓ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은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된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처럼 높은 시야나 즉각적인 조향 반응을 기대한다면 첫인상이 다소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필랑트의 강점은 운전자를 계속 자극하는 역동성보다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가 덜한 안정감에 있다.
몸에 ‘착’ 붙는 시트…차보다 라운지에 가까운 실내
주행을 시작한 뒤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시트였다. 등과 허리, 허벅지를 빈틈없이 받쳐주면서도 특정 부위를 과도하게 조이지 않았다. 몸이 시트 위에 얹혀 있다기보다 시트가 체형에 맞춰 감싸는 듯했다.
실내 구성은 르노가 필랑트를 ‘프리미엄 테크 라운지’라고 설명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아이코닉 이상 트림에는 12.3인치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나란히 배치된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 들어간다.

한편 국내 판매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테크노 4394만9000원, 아이코닉 4763만9000원, 에스프리 알핀 5043만9000원부터다. 한정판 에스프리 알핀 1955는 5293만9000원이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