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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 막히나…국제 에너지 가격 ‘비상’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 막히나…국제 에너지 가격 ‘비상’

승인 2026-07-21 21: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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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급감한 가운데 홍해 우회 항로까지 봉쇄 위기에 놓였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4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국제 에너지가격 불안에 이재명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제 강화를 주문했다.

20일(현지시간)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의 군사 지휘소와 해상 전력, 미사일·드론 발사 기지, 방공 시스템 등을 추가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란도 ‘전면전’을 선언하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군은 쿠웨이트 내 미군기지를 타격했다고 주장했고,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유조선 피격과 폭발도 잇따라 보고됐다.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원유 수송로 위협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홍해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봉쇄 대상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원유를 수송하는 주요 우회로다.

선박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주말 사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20척에 그쳤다. 전쟁 전 하루 약 130척이 오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홍해 항로마저 차질을 빚으면 유조선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해 운임과 보험료 상승이 불가피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20일 9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89.22달러에 마감했고, 장중에는 91.42달러까지 올랐다.

암리타 센 에너지애스펙츠 리서치 디렉터는 “유가가 세 자릿수로 갈 수 있다”며 시장이 공급 차질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축유 여력도 줄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3월 결정한 4억배럴 규모의 공동 방출분은 약 75%가 소진됐다. 미국 전략비축유도 3억1140만배럴로 1983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유럽 가스 가격 4개월 만에 최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했다. 유럽 가스 가격의 기준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20일 장중 메가와트시(MWh)당 60유로를 넘어섰다.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직후 기록한 연중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과 카타르산 LNG 수출 정상화 지연이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3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단지는 지난 3월 이란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현재 유럽의 가스 비축률은 약 5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낮다. 겨울철을 앞두고 비축 수요가 늘어날 경우 유럽 가스 가격의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충돌과 함께 물밑 협상도 이어가고 있다. 중재국들은 양측에 열흘간 휴전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휴전이 성사되지 않으면 수송로 차질과 비축 여력 감소가 맞물리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의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 석유 최고가격제 강화 주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중동 정세 악화와 국제유가 반등에 대비해 석유 최고가격제 강화와 매점매석 단속을 주문했다. 할당관세와 저가 수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 가능성을 차단하고, 유가 상승을 틈탄 매점매석 물품은 초기부터 압수·몰수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당초 중동전쟁이 종전 국면에 접어들자 최고가격을 단계적으로 낮춰 폐지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국제유가 흐름을 반영해 최고가격을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휘발유 가격은 L당 1872원, 경유는 1857원으로 지난달 26일보다 각각 130원 이상 하락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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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
건설 부동산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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