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가 살아있는 난자와 배아를 손상시키지 않고 3차원으로 분석해 발달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세계 최대 생식의학 학회에서 기초과학상을 받았다.
KAIST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팀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 2026 연례학술대회’에서 살아있는 난자와 배아를 비침습적으로 분석하는 연구 성과로 기초과학상 포스터 발표 부문을 수상했다.
ESHRE는 생식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학술대회로, 매년 1만 명 이상이 참가하며 기초과학과 임상 연구를 아우르는 최신 성과를 공유한다.
기초과학상 포스터 발표 부문은 학술성과 연구의 독창성, 발표 완성도 등을 종합 평가해 가장 우수한 연구에 수여한다.
난임 치료는 수정란 가운데 임신 가능성이 높은 배아를 정확히 선별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현미경으로 배아의 형태와 분열 상태를 관찰한 뒤 배아연구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달 가능성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살아있는 난자와 배아는 환자에게 이식해야 하는 세포인 만큼 형광 염색이나 화학 시약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분석법을 적용하기도 어렵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적용했다.
홀로토모그래피는 세포를 통과한 빛이 굴절되는 정도를 측정해 세포 내부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는 광학 영상기술로, 세포를 염색하거나 손상시키지 않아도 내부 구조와 물질 분포를 3차원으로 정량 분석할 수 있다.
의료용 CT가 인체 내부를 단면으로 촬영하는 것처럼 살아있는 세포 내부를 빛만으로 입체 분석한다.

연구팀은 생쥐 난자와 초기 배아를 분석해 발달 능력과 세포 내부 구조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배아일수록 세포질 내부의 굴절률 분포가 불균일하게 나타났다.
이는 겉으로 보이는 형태는 비슷해도 세포 내부 상태에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또 굴절률이 높은 영역이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지질방울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홀로토모그래피 영상과 형광 영상을 비교해 이런 신호가 실제 어떤 세포 구조를 반영하는지 검증했다.
특히 사람 난자에서도 같은 기술을 적용해 손상 없이 3차원 영상을 확보하고 정량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향후 인공지능(AI)과 결합할 경우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난자와 배아에서 얻은 3차원 정보를 학습한 AI가 객관적인 기준으로 발달 가능성을 예측하면 체외수정 과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의료진의 판단을 지원하는 새로운 진단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난임 치료뿐 아니라 난자의 노화 과정과 초기 발생 연구, 생식세포의 대사 변화 분석 등 기초 생명과학 연구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교수는 “살아있는 난자와 배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세포 내부 정보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임상 연구와 인공지능 분석을 확대해 난임 치료의 객관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와 분당차병원 난임센터, 영국 어베뉴 클리닉(Avenue Clinic), 토모큐브가 공동 수행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