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7일 (1)
[쿠키과학] ‘암수술 정확도 향상’… 화학연, 성능 4배 형광염료 개발

[쿠키과학] ‘암수술 정확도 향상’… 화학연, 성능 4배 형광염료 개발

고분자화 기술로 FDA 승인 ICG 형광염료 한계 극복
기존 ICG 50초 만에 형광 40% 감소
신규 소재 200초 후 66% 유지
세포 생존율 90% 이상 확인

승인 2026-07-19 12: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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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적외선 영상 기술 . 한국화학연구원
근적외선 영상 기술 .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이 수술 중 종양과 림프절 위치를 더 오래 선명하게 보여주는 근적외선 형광염료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의료용 형광염료의 가장 큰 한계였던 광표백(Photobleaching) 현상을 고분자화 기술로 크게 줄여 장시간에도 형광을 안정적으로 유지, 암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새로운 의료영상 기술을 제시했다.

화학연 박영일·남상환 박사팀은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 박성진 교수팀과 함께 근적외선 형광염료 ‘인도시아닌 그린(ICG)‘을 고분자 구조로 재설계한 새로운 형광체 ’KR-NIR-P‘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근적외선 의료영상은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 650~900nm 빛을 이용해 몸속 조직을 관찰하는 기술이다.

이 빛은 가시광선보다 인체 조직을 깊이 통과하고 혈액이나 수분에 의한 흡수와 산란이 적어 암 조직과 혈관, 림프절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정밀 수술에 널리 활용된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근적외선 형광염료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제품은 인도시아닌 그린(ICG)이 유일하다.

1959년 승인 이후 유방암 림프절 탐색, 간암 절제, 혈관조영, 담관 확인 등 다양한 수술에 사용했다.

하지만 ICG는 레이저를 오래 받으면 형광이 빠르게 약해지는 광표백 현상이 발생한다.

수술 시간이 길어질수록 영상이 흐려져 형광염료를 반복 투여하고, 수술 정확도도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에는 ICG를 나노입자나 미세 캡슐에 넣어 보호하는 기술이 개발됐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염료가 새어 나오는 문제가 있어 실제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형광염료를 별도 전달체에 담는 대신 ICG 자체를 고분자 사슬에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고분자 구조가 형광을 내는 발색단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산소 접근을 차단해 빛에 의한 분해를 늦췄다.

또 분자끼리 뭉치는 현상도 억제해 형광이 오래 유지되도록 설계해 성능이 기존 ICG보다 크게 향상됐다.

785nm 근적외선 레이저를 연속 조사한 결과 기존 ICG는 50초 만에 형광이 초기의 약 40%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KR-NIR-P는 200초가 지나도 초기 형광의 66%를 유지했다. 형광 유지 성능이 4배 이상 향상된 셈이다.


근적외선 고분자(KR-NIR-P)의 화학 구조 및 광안정성 개선 효과. 한국화학연구원
근적외선 고분자(KR-NIR-P)의 화학 구조 및 광안정성 개선 효과. 한국화학연구원

생체 안전성도 자궁경부암과 구강 편평세포암 세포를 비롯한 암세포와 정상세포에서 20μM 농도까지 세포 생존율이 90% 이상 유지됐다.

세포사멸과 관련된 단백질 변화도 기존 ICG와 큰 차이가 없어 우수한 생체 적합성을 보였다.

실제 종양 환경과 유사한 3차원 종양 스페로이드 실험에서는 KR-NIR-P가 내부 깊숙이 균일하게 침투했다.

이어 생쥐 실험에서는 발바닥 피하에 형광체를 주입한 지 2시간 만에 림프절에서 형광 신호가 확인됐고, 24시간 후에는 더욱 강하게 축적됐다.

암세포가 가장 먼저 전이되는 센티넬 림프절을 장시간 추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한 결과다.

이 기술은 장시간 수술에서도 종양과 림프절을 안정적으로 영상화할 수 있어 암 절제 범위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반복적인 형광염료 투여를 줄여 의료진의 수술 부담을 낮추고 차세대 의료영상 조영제와 최소침습 수술, 광열치료 등 다양한 정밀의료 기술에도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박 박사는 “형광염료 자체의 구조를 바꿔 안정성을 높인 만큼 기존 근적외선 영상 기술의 한계를 해결할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이번 설계 전략은 다양한 형광 진단 소재 개발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화학연 이수빈 인턴연구원과 최민석 연구원,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에모리대학교 손영훈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스몰(Small)’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Indocyanine Green–Inspired Polymeric Chromophores With Intrinsic Photostability for Near-Infrared Imaging)


(오른쪽부터)화학연 남상환 책임, 박영일 책임, 최민석 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오른쪽부터)화학연 남상환 책임, 박영일 책임, 최민석 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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