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8일 (2)
[쿠키과학] ‘세상 원리 이해하는 AI’… KAIST, 차세대 월드모델 새 방향 제시

[쿠키과학] ‘세상 원리 이해하는 AI’… KAIST, 차세대 월드모델 새 방향 제시

작동 원리 스스로 학습하는 ‘이론화 학습(L2T)’ 제안
처음 보는 문제도 배운 규칙 조합해 해결
설명 가능한 ‘월드 시어리 모델’ 기반 마련
국제기계학습학회(ICML 2026) 최우수논문상 수상

승인 2026-07-27 15: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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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2T(이론화 학습) 프레임워크 개요. (a) 학습 데이터는 변화 전·후 관측 쌍으로만 구성된다. (b) L2T를 통해 모델은 회전(Rotate)·이동(Left, Down)·색칠(Paint) 등 재사용 가능한 원시 요소를 스스로 발견하고 이를 실행 가능한 이론으로 조합한다. (c) L2T가 없으면 모델은 ‘Left-Down‘처럼 뒤엉킨 복합 규칙을 하나의 덩어리로 암기한다. (d) 이론화 능력을 갖춘 뒤에는 새로운 현상(예: Down-Paint-Rotate)도 학습된 원시 요소의 재조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 (e) 반면 암기된 표현은 미학습 규칙에 일반화하지 못한다. KAIST
L2T(이론화 학습) 프레임워크 개요. (a) 학습 데이터는 변화 전·후 관측 쌍으로만 구성된다. (b) L2T를 통해 모델은 회전(Rotate)·이동(Left, Down)·색칠(Paint) 등 재사용 가능한 원시 요소를 스스로 발견하고 이를 실행 가능한 이론으로 조합한다. (c) L2T가 없으면 모델은 ‘Left-Down‘처럼 뒤엉킨 복합 규칙을 하나의 덩어리로 암기한다. (d) 이론화 능력을 갖춘 뒤에는 새로운 현상(예: Down-Paint-Rotate)도 학습된 원시 요소의 재조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 (e) 반면 암기된 표현은 미학습 규칙에 일반화하지 못한다. KAIST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듯 관측만으로 세상의 작동 원리를 스스로 찾아내는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이 기술은 다음 상황을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가 일어난 이유까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 지능형 로봇, 자율 에이전트, 과학연구 지원 등 차세대 AI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KAIST 전산학부 안성진 교수팀은 관측한 정보만으로 세상의 작동 원리를 스스로 이론화하는 새로운 학습 방식 ‘이론화 학습(Learning-to-Theorize·L2T)‘과 이를 구현한 인공지능 모델 ’네오(NEO·Neural Theorizer)‘를 개발했다.

월드모델(World Model)은 인공지능이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만드는 세계 모델이다.

지금까지의 월드모델은 다음 장면이나 다음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예측 정확도가 높더라도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까지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학습하지 않은 새로운 상황이 나타나면 기존 모델의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구팀은 사람의 학습 방식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어린아이는 정답을 외우기보다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스스로 이해하고 새로운 상황에도 이를 적용한다.

연구팀은 이런 과정을 인공지능에 적용해 관측 결과만으로 변화의 원리를 스스로 찾아내는 새로운 학습 방식인 이론화 학습을 제안했다.

이 방식은 변화 전과 변화 후의 정보만 제공하면 인공지능이 두 상태 사이에서 어떤 규칙이 작동했는지 스스로 추론한다.

사람이 규칙이나 정답을 미리 알려주지 않아도 변화의 원인을 설명하는 실행 가능한 규칙을 생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구현한 네오는 이동과 회전, 색칠처럼 여러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본 규칙을 스스로 학습한다.

이후 학습 과정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조합이 등장해도 이미 익힌 규칙을 조합해 문제를 해결한다.

예를 들어 이동과 회전, 색칠을 각각 배운 뒤 ‘아래로 이동한 뒤 색을 칠하고 회전하는’ 새로운 작업이 주어져도 기존 규칙을 조합해 변화 과정을 설명하고 결과를 만들어낸다.

반면 기존 AI는 여러 규칙이 섞인 패턴 자체를 통째로 학습하는 방식이어서 처음 보는 조합에서는 성능이 크게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물체 이동과 산술 연산, 이미지 편집 등을 포함한 평가 환경을 구축했다. 실험 결과 네오는 기존 모델보다 학습하지 않은 새로운 규칙 조합과 더 복잡한 작업에서도 높은 일반화 성능을 보였다.

또 학습 과정에서 단독으로 제시되지 않은 기본 규칙도 여러 현상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구조를 분석해 독립적인 규칙으로 분리해냈다.

이는 AI가 단순히 결과를 암기한 것이 아니라 현상을 구성하는 기본 원리를 학습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연구가 AI의 세계 이해 방식을 예측 중심에서 설명 중심으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 영상과 로봇 환경으로 연구를 확대하면 복잡한 환경에서도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AI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가 결과를 맞히는 수준을 넘어 세상이 작동하는 원리를 스스로 구성하고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관측만으로 학습한 규칙을 새로운 환경에서도 재활용하는 기술은 로봇과 자율 에이전트, 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차세대 AI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전산학부 백두진·이규빈 석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AI 학회 ‘국제기계학습학회(ICML 2026)’에서 전체 2만 3918편 논문 중 상위 0.7%에 해당하는 구두 발표 논문으로 선정됐고, 구성적 학습 워크숍에서 최우수논문상(Best Paper Award)을 받았다.
(논문명: Learning to Theorize the World from Observation)


(왼쪽부터)이규빈 석사과정, 백두진 석사과정, 백준엽 박사과정, 이호성 석사과정. KAIST
(왼쪽부터)이규빈 석사과정, 백두진 석사과정, 백준엽 박사과정, 이호성 석사과정.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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