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는 15일 롯데케미칼·롯데대산석화·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이 추진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명령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피심인들에게 송부하고 전원회의에 상정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사무처의 판단을 담은 것으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기업결합 허용 여부와 시정조치 내용이 결정된다.
이번 기업결합은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롯데대산석화를 HD현대케미칼이 흡수합병하고, 롯데케미칼이 합병법인인 HD현대케미칼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방식이다. 결합이 완료되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합병법인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며, 충남 대산산업단지 내 나프타분해설비(NCC)와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통합 운영하게 된다.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정부가 중국발 공급과잉과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해온 사업재편의 첫 사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했지만, 기업결합 심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임의적 사전심사 신청을 접수한 이후 양사가 생산하는 20개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판매·수출입 현황을 분석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결과, 국내 LDPE와 EVA 시장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LDPE는 종이컵 코팅, 식품용기, 농업용 필름, 전선 피복 등에 쓰이는 합성수지이며, EVA는 신발 밑창·글루건·태양전지 필름·요가매트 등에 활용되는 범용 석유화학 원료다. 공정위는 두 시장 모두 사업자 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결합이 이뤄질 경우 경쟁사업자가 감소해 가격과 거래조건 등에 대한 협조가 쉬워지는 ‘협조효과’와, 결합회사가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경쟁사가 충분한 대체 공급을 하기 어려운 ‘단독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특히 원료 가격 인상이나 공급 축소가 발생할 경우 이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 가공업체의 부담이 커지고, 최종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방안을 제출했고,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 공정위의 보완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도 추가로 냈다. 공정위는 해당 시정방안이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조건부 승인 의견을 마련했다.
시정명령 의견에는 일정 물량 공급 등 기업에 특정 행위를 의무화하는 조치와 공급 거절이나 경쟁 제한 행위를 금지하는 의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시정방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향후 전원회의에서 양측 의견을 추가로 청취한 뒤 기업결합 허용 여부와 최종 시정조치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재편 대산 1호 건에 대한 심의를 신속히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이어지는 석유화학 사업재편 역시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경쟁질서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