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 시작한 경기·하남 정치권에서 주민수용성 논의를 사실상 원점부터 요구하고 있어 이러한 평행선이 하반기를 지나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선 이후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과 관련해 “주민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역상생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며, 하남시 등 관련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협의한 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초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재명 정부 및 기후부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송전망 입지선정위원회가 절차적 정당성은 보유했을지언정 민주성이 관철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5월 초부터 한 달간 선정 절차를 보류한 뒤 주민 주도성을 제고할 방안, 주민들이 말하는 더 좋은 대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보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지선이 끝났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지자체 대표, 경기도지사 등 관계자들을 만나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은 외부에 노출돼 있던 기존 전력 설비를 신축건물 안으로 옥내화하고, 해당 부지에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소를 증설하는 것이 골자다. 동해안~수도권 280km 송전선로의 종착점이자 ‘에너지 고속도로’로 대변되는 국가 전력망 확충의 핵심지역이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약 2년째 지연돼오고 있다.
다만 정부 측 당초 계획과 달리 지선 이후에도 공식적인 대화 자리는 좀처럼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그간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과 이현재 하남시장 재선 성공을 비롯해 오히려 민선9기에 접어들어 대화 환경 자체는 더 나빠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경기 하남시갑 당선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동서울변환소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SNS를 통해 “관계기관에 주민들이 제기한 의문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추가 자료를 제출해 검증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부 의원은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과 관련해 전자파 측정 등 위험성 평가부터 다시 하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업계에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주민수용성 및 주민 안전 확보가 우선순위가 돼야 하는 국가사업임은 분명하나, 한국전력 등 유관부처가 지난 2024년 하반기부터 작년 초까지 15차례에 걸쳐 전자파 측정을 실시해 유해한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도출했음에도 관련 논의가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안~수도권 HVDC 사업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수도권 전력 수요 대응은 물론,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기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동해안의 저가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지 못하면 이러한 전력 수요를 인근 액화천연가스(LNG) 등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결국 국민 모두의 전기요금 부담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유관기관이 그간 주민들과 대화를 이어왔고 지하화·송전연금 등 주민들을 위한 대안도 논의해 왔기에, 현 시점 지자체는 이러한 대화 활로를 더 열어주어 진정한 주민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