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7일 (1)
실거주는 깎고 다주택은 더 낸다…보유세 차등과세 윤곽

실거주는 깎고 다주택은 더 낸다…보유세 차등과세 윤곽

승인 2026-07-23 19: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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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실거주 여부와 보유 목적, 주택 가격에 따라 다르게 매기는 방안을 검토한다.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세 부담의 기준선을 정한 뒤 실거주·지방 주택은 깎아주고, 다주택·초고가·비거주 주택은 더 매기는 방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이 같은 보유세 차등과세 구상을 밝혔다. 정부는 이날 논의 결과를 반영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거주용 1주택, 거주용 아닌 1주택, 다주택 또는 1주택에서도 초고가, 초고가의 다주택, 비거주까지 차등 요소가 많다”며 “기준점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하게 보유 부담을 설정하고, 여기에 거주할 경우는 감하고, 서민용·중산층용이면 또 감해주고, 지방 등 지역적 요인도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세 부담을 더할 대상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가중 요소는 호화 주택으로 분류되거나 다주택, 명백한 투기용인 경우로, 이런 것들을 더해서 단계적으로 차등을 두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보유세 체계를 하나의 기준선 아래 다시 짜는 것이다. 지금까지 별도로 논의되던 실거주 1주택 감면, 초고가 주택 중과, 지방 주택 고려, 다주택자 과세를 하나의 차등 체계로 묶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도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토론에서는 종부세 기준을 현행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사전 의견수렴 결과를 설명하며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 따른 차등을 없애고 주택가액 합산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토론회에서 제기됐고, 온라인에서도 대체로 찬성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비싼 집 한 채를 가진 사람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집 여러 채를 가진 사람 사이에 과세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강성훈 한양대 교수도 30억원 주택 한 채를 가진 경우와 10억원 주택 세 채를 가진 경우를 예로 들며 가액 기준 전환 필요성을 짚었다.

초고가 주택 기준도 좁혀지고 있다. 지난 16일 세제 부문 토론회에서는 20억∼100억원까지 여러 기준이 제시됐지만, 이번 대토론회 사전 의견수렴에서는 30억∼50억원 수준으로 논의 범위가 좁혀졌다.

다만 지역별 체감 차이는 변수다. 이 대통령은 “초고가 주택을 정할 때 논쟁을 보면, 지방에 계신 분들이 시가 30억 원이면 매우 비싼 것이고 당연히 초고가”라며 “그러나 수도권 서울에 사시는 분들은 시가 30억 원이 과세표준 기준으로 하면 15억 원 정도다. 이걸 중과세를 한다고 하면 엄청난 조세 저항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인상은 점진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면 최하 세 배는 올려야 하지만, 지금 세 배를 올리면 거의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인상보다는 단계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거래세는 낮추는 방향에 힘이 실렸다.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대신 양도세 등 거래 단계의 세 부담을 줄여 매물 잠김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차관은 “보유세 위주로 운용하고 매물 잠김을 감안할 때 양도세는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보유세 개편 적용 시점을 일정 기간 늦추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해질 수 있는 만큼 탈출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맞는 말”이라고 했다. 세제 개편 전에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장기보유 공제 제도도 함께 손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고가 주택 과세 형평성 문제와 관련해 장기보유특별공제에 한도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종부세의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에도 별도 한도를 둘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번 대토론회에는 유튜버와 부동산·맘카페 회원, 시민단체, 공인중개사, 금융기관 종사자, 교수 등 140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종합해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개편안에는 종부세 과세 기준 전환, 초고가 주택 기준, 실거주 감면, 다주택·비거주 가중 과세, 거래세 완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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