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부는 21일 국립외교원 온라인교육시스템에 저장된 전·현직 외교부 직원과 재외공관 근무자 등의 개인정보가 최대 1만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신원을 알 수 없는 공격자는 지난해 4∼5월 온라인교육시스템 서버를 장악한 뒤 올해 2월까지 수시로 접속했다. 외교부는 관계기관으로부터 비정상적인 접근 정황을 통보받고서야 해킹 사실을 인지했다. 이후 해당 시스템을 긴급 차단하고 관계기관과 공격 경로, 정보 유출 범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외교부는 “공격자가 제로데이 취약점으로 시스템에 침입한 뒤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권한을 이용했다”며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탐지가 어려웠고 당시에는 보완을 위한 보안 업데이트도 제공되지 않아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로데이 취약점은 소프트웨어 개발사나 관리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해 보안 패치가 마련되지 않은 취약점을 뜻한다. 사전에 알려진 공격 유형보다 탐지와 차단이 어렵다.
다만 공격자는 제로데이 취약점과 함께 미흡한 시스템 보안 설정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버를 장악한 뒤 약 10개월 동안 접속을 이어갔는데도 외교부가 자체적으로 침입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도 관리 부실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해킹된 시스템에는 외교부 본부와 재외공관 직원, 다른 중앙부처에서 재외공관으로 파견된 주재관, 퇴직 외교관 등의 정보가 저장돼 있었다. 성명과 직책, 아이디, 이메일, 암호화된 비밀번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해당 시스템에 약 1만건의 데이터가 저장돼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한 사람의 정보가 중복돼 있을 수 있어 실제 피해자가 1만명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외교부는 정확한 유출 정보와 피해 인원을 조사하고 있다.
외교부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은 최근 수년간 증가해 왔다.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외교부 자료를 보면 외교부 대상 해킹 시도는 2021년 9002건에서 2024년 1만4674건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1∼7월에만 1만1706건이 집계됐다.
이메일 계정 탈취 시도와 해킹 이메일 발송 건수는 2021년 1339건에서 2025년 1∼7월 4240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외교부를 주요 표적으로 삼은 사이버 공격이 지속됐다는 점에서 중요 시스템에 대한 보안 관리를 더 강화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외교부는 시스템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될 때마다 수시 점검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은 정기 보안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퇴직자와 다른 부처 소속 공무원 등의 개인정보가 주기적으로 삭제되지 않아 유출 가능 정보가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이버보안 전문가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해킹은 원래 취약점을 알려주거나 예고하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외교부라는 기관의 특성을 고려하면 단순히 제로데이 취약점이었다는 설명만으로는 책임 있는 대응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데이 취약점을 사전에 발견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해킹이 장기간 이어졌는데도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주기적으로 삭제하고 정기점검과 수시점검을 병행했는지, 관리 대상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교부가 취약점의 탐지와 대응 과정을 가능한 범위에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전문가는 “제로데이 취약점이 확인됐다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관련 내용과 대응 과정을 관계기관 및 보안업계와 신속히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내부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부에 정보관리국이 있지만 현재 인력이 상당히 빠듯한 상태”라며 “관리할 시스템은 늘어나고 사이버 공격은 지능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95923ki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