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사탕 미담’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달군 정수희(70)씨는 이렇게 말했다. 정씨는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강서05번 마을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버스 기사다.
지난 16일 오전 강서구 등촌동의 한 사거리에서 강서05번 마을버스가 신호에 걸리자 잠시 멈춰섰다. 3분간의 신호 대기가 찾아오자 정씨는 익숙하게 운전석 문을 열고 승객석으로 향했다. 그의 손에는 사탕 봉지가 쥐여 있었다. 정씨는 알록달록한 사탕을 사람들에게 차례차례 건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에 고정된 승객들의 시선이 정씨를 향했다. 뜻밖의 사탕을 건네받은 승객들은 환한 미소로 “감사합니다”라며 두 손을 내밀었다. 적막했던 버스 내부에 온기가 돌았다.
정씨는 “노선의 신호 체계를 잘 알아 적색 신호가 긴 타이밍에 사탕을 나눠준다”며 “출퇴근 시간처럼 승객이 몰릴 때는 안전을 위해 삼가고, 승객들이 적당히 자리에 앉아 있을 때만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집에는 사탕이 박스째 쌓여 있다. 매달 사탕 구매로 나가는 돈만 20만원이 족히 넘는다. 정씨는 자신의 나눔 철학이 평소 존경하는 법정 스님의 가르침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에게 베푸는 것 자체가 내 행복이자 기쁨”이라며 “기분 좋게 일을 하니 자연스럽게 안전운전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버스 안에서 정씨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승객들과 허물없이 소통했다. 하교하는 학생들에게 친근한 농담을 건네고 단골 승객들과는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정씨는 “사탕에 감동한 승객 중에 손 편지나 작은 선물을 주시기도 한다”며 “연락처를 주고받고 가깝게 지내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정작 정씨는 자신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줄도 몰랐다. 연락처를 주고받은 한 승객이 소식을 전해준 덕분에 뒤늦게 알게 됐다.
그는 “내 사탕 하나로 행복을 느꼈다는 댓글들을 보니 감사하고 뿌듯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사탕을 건네면 무시하거나 거절하는 이들도 있지만, 기뻐해 주는 분들이 훨씬 많다”며 “그분들의 미소가 매일 사탕을 나누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정씨의 정성은 사탕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쉬는 날이면 평소 좋아하는 시나 글귀를 필사해 코팅까지 맡긴다. 완성된 작품은 갈색 봉투에 담아 승객들에게 선물한다. 정씨는 “나로 인해 승객들이 하루에 한 번이라도 행복한 순간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정민 기자 yu@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