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6일 (4)
영화관·미술관 품은 디에이치 방배…하이엔드 주거의 진화 [가봤더니]

영화관·미술관 품은 디에이치 방배…하이엔드 주거의 진화 [가봤더니]

승인 2026-07-11 1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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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방문한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의 모습. 이유림 기자
10일 방문한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의 모습. 이유림 기자

하이엔드 아파트의 경쟁 무대가 세대 내부에서 단지 전체로 넓어지고 있다. 고급 마감재와 넓은 평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 문화 콘텐츠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입주민이 집 밖에서도 호텔이나 미술관에 머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공용공간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들어선 ‘디에이치(THE H) 방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10일 입주민 공개를 앞두고 찾은 단지에는 대규모 조경 공간과 영화관, 미술 작품을 배치한 라운지, 옥상정원, 북카페 등이 들어서 있었다.

디에이치 방배 현장소장은 단지를 설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요소로 조경과 커뮤니티, 입주민 대상 문화 콘텐츠인 H컬처클럽을 꼽았다.

단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건축물보다 조경이었다. 아파트 동 사이의 이동 공간을 단순한 통행로가 아닌 산책과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뒤편에 자리한 우면산과 단지 내부 녹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디에이치 방배 내부 조경 커뮤니티의 모습. 이유림 기자
디에이치 방배 내부 조경 커뮤니티의 모습. 이유림 기자

현대건설은 조경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전국에서 수목을 수급했다. 단지에는 살구나무와 메타세쿼이아, 소나무, 팽나무 등이 식재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경 특화를 위해 함양 숲속에서 자란 살구나무를 옮겨왔다”며 “봄이 되면 단지의 계절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조형물도 단지 곳곳에 배치했다. 녹지와 예술 작품을 함께 배치해 조경 공간을 야외 전시장처럼 구성했다. 클럽하우스에서 워터게이트까지 이어지는 조경 커뮤니티 공간인 ‘H 아트밸리’에는 계곡을 형상화한 수공간도 마련했다.

최근 하이엔드 아파트의 조경은 나무와 잔디를 많이 심는 수준에서 벗어나고 있다. 산책로와 수공간, 예술 작품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 단지 자체를 체류형 공간으로 만드는 방식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커뮤니티 시설도 운동이나 독서와 같은 기본 기능을 넘어 문화·여가 공간으로 세분화됐다. 대표적인 시설은 40석 규모의 프라이빗 영화관인 ‘H시네마’다. 가로 8400㎜, 세로 4600㎜ 크기의 스크린과 음향 설비를 갖췄다. 현대건설 측은 국내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에 설치된 영화관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시연 영상에서는 대형 화면과 함께 음향 성능이 두드러졌다. 작은 효과음과 웅장한 장면의 소리가 비교적 선명하게 구분됐다. 현대건설은 건축 음향 시뮬레이션을 거쳐 영화관의 구조와 좌석 배치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영화관은 최근 고급 주거단지의 커뮤니티 경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설이다. 과거 아파트 커뮤니티가 헬스장과 골프연습장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영화와 공연, 전시처럼 단지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디에이치 방배 내부 큐브 아틀리에(CUBE ATELIER)의 모습. 이유림 기자
디에이치 방배 내부 큐브 아틀리에(CUBE ATELIER)의 모습. 이유림 기자

‘큐브 아틀리에(CUBE ATELIER)’는 예술 작품과 휴식 공간을 결합한 시설이다.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벽면에 미술 작품을 전시해 계단을 오르는 동선이 갤러리처럼 이어지도록 했다.

2층에는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하고 벽면에 스피커를 설치했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머물 수 있는 라운지 형태다. 천장에도 대형 조형물을 설치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름은 공방을 뜻하지만 실제로는 호텔 라운지와 같은 분위기를 담은 공간”이라며 “천장에 설치된 작품은 신라호텔에 들어간 작품과 같은 계열로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디에이치 방배 내부 클라우드 33(CLOUD 33)의 모습. 이유림 기자
디에이치 방배 내부 클라우드 33(CLOUD 33)의 모습. 이유림 기자

124동 최상층인 33층에는 ‘클라우드 33(CLOUD 33)’이 조성됐다. 고층부의 조망을 활용한 스카이라운지 형태의 공간이다. 내부에는 가구와 예술 작품, 테이블을 배치해 입주민들이 머물 수 있도록 했다.

한쪽 벽면에는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뱅자맹 나베(Alexandre Benjamin Navet)가 디에이치 방배를 방문한 뒤 그린 작품들이 전시됐다. 단지의 건축물과 주변 풍경에서 받은 인상을 작품에 담았다는 게 현대건설 측의 설명이다.

라운지 외부에는 옥상정원인 ‘스텝 가든’이 마련됐다. 입주민들이 서울 도심과 주변 경관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단식 휴게공간을 조성했다. 고층부의 유휴공간을 스카이라운지나 옥상정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최근 하이엔드 단지의 특징이다. 조망을 일부 세대만 누리는 요소가 아니라 입주민이 공유하는 커뮤니티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다.


디에이치 방배 내부 북카페의 모습. 이유림 기자
디에이치 방배 내부 북카페의 모습. 이유림 기자

북카페 역시 단순한 단지 내 도서관과는 다른 형태로 구성됐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원형 서가에 5220권의 도서를 비치했다. 서점 아크앤북과 협업해 2주마다 약 600권의 큐레이팅 도서를 교체할 예정이다.

독서 공간에도 조경 요소를 적용했다. 한쪽에는 수공간과 나무를 배치하고 주변에 소파를 놓았다. 책을 보관하고 대여하는 기능보다 독서와 휴식을 함께 즐기는 공간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디에이치 방배는 조경과 미술, 음악, 독서, 영화 관람을 연결해 단지 전체를 하나의 생활·문화 공간으로 구성했다. 하이엔드 아파트의 차별화 경쟁이 세대 내부의 고급화에서 입주민의 일상 경험으로 확장된 모습이다. 다만 시설의 실질적인 가치는 규모보다 이용 편의성과 운영의 지속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디에이치 방배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원에 조성되는 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의 대표 단지다. 총 3064세대 규모로 지하 4층~지상 33층, 29개 동으로 구성된다. 준공은 8월 말 예정이며 입주는 9월1일부터 시작된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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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
건설 부동산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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