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오후 2시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선고 재판을 열고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의 징역 7년형을 확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지난해 7월 내란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이와 함께 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국무회의 형식만 갖춤으로써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와, 계엄 해제 이후 허위 계엄 선포문을 작성·폐기한 혐의, ‘헌정질서 파괴 의도는 없었다’는 허위 내용의 대외 홍보자료(PG)를 외신에 배포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도 함께 적용됐다.
앞서 1심과 2심은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수사할 권한이 없고 대통령 재직 중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한 것도 위법하다며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 또 대통령 관저에 대한 수색영장 집행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제110조가 위반됐다고 주장했다.

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수사할 권한이 없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로 입건한 뒤 이를 적법하게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인지했고, 두 범죄는 동일한 사실관계와 증거를 토대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구체적으로 인지했으며 두 혐의는 사실관계와 증거가 상당 부분 겹치는 등 직접적인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내란 혐의 역시 공수처법이 규정한 ‘관련 범죄’에 해당해 공수처의 수사권 범위 안에 포함된다고 봤다.
체포영장 집행 절차의 적법성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대통령경호처의 영장 집행 거부가 형사소송법 제110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실 관저는 형사소송법상 군사상 비밀이 요구되는 장소에 해당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군사상 비밀이 요구되는 장소라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유가 있을 때만 영장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며 당시 경호처는 이러한 사유를 제시하거나 입증하지 못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밖에도 일부 국무위원만 참석한 상태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의결해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점, 허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행사 및 폐기, 허위 홍보자료 작성·배포 지시, 경호처 관계자에게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한 점,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방해한 점 등에 대한 원심의 유·무죄 판단 역시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사실인정과 법률 적용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상고심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국가 권력구조와 국민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헌법적 쟁점인 만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했어야 했다”며 “대법원이 충분한 심리 없이 사건을 종결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이같은 방침을 전했다.
이들은 공수처의 내란 혐의 수사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단에 대해서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관련 범죄’라는 명목으로 수사를 강행한 것은 헌법상 법률유보 원칙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판결로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형사재판은 모두 7건으로 줄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2·3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 투입을 지시한 혐의도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아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1심 재판도 4건 남아 있다.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의혹과 허위사실공표 혐의 사건, 해병특검이 기소한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 관한 직권남용 혐의 사건 등이 심리되고 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