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7일 (5)
국회서 한국 축구 개혁론 분출…박문성 “책임 안 지고 눈치 안 보는 구조 바꿔야” [쿠키 현장]

국회서 한국 축구 개혁론 분출…박문성 “책임 안 지고 눈치 안 보는 구조 바꿔야” [쿠키 현장]

김재원 의원 주최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 긴급 토론회
박문성 해설위원 “190명 체육관 선거가 문제…거버넌스 혁신 필요”
학원축구 활성화·권한 중심 문화 개선 등 다양한 개혁 과제 제시

승인 2026-07-08 16:48:47 수정 2026-07-08 17: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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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가 8일 오후 1시4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임은재 기자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가 8일 오후 1시4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임은재 기자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역대 최악’이라는 질타를 받은 최악의 경기력으로 남아공전을 패배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후, 무너진 한국 축구의 토대를 다시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대한축구협회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개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계각층에서 분출되고 있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주최한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 긴급 토론회가 8일 오후 1시4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정진설 서울시축구협회장, 이상기 전 프로 축구 선수, 서영길 전 김포FC 대표이사,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등이 참석했다.

긴급 토론회 참석자들은 성적 부진 원인을 선수에게 돌리면 안 된다는 점에 공감했다. 아울러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 고위급 인사들이 책임을 전혀 지지 않는 구조와 이해할 수 없는 의사결정 과정 등 불투명한 거버넌스를 바꿔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태극마크의 무게를 안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격려를 전한다”면서 “이번 결과의 책임이 선수들에게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민의 질문은 한국 축구 시스템을 향햐고 있다”고 지적했다.

2년 전 감독 선임 과정을 문제 삼으면서 국회 청문회에서 축구협회 관계자들을 질타한 바 있는 김 의원은 “대한민국 축구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스포츠”라고 강조한 뒤 “오늘 이 자리는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책임만 묻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앞으로 한국 축구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로 다른 의견도 존중하면서 생산적인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김 의원은 “오늘 이 자리가 책임을 재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운영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면서 “국회도 오늘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청문회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입법으로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평생 축구 팬으로 살아왔는데 이번 월드컵은 너무 보기 힘들었다”면서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한 카보베르데는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지만, 우리는 참담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 축구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임은재 기자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임은재 기자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에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임은재 기자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에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임은재 기자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핵심 단어는 책임과 눈치”

기조 발언에 나선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이번 월드컵을 보며 한국 축구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월드컵은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4년에 한 번씩은 하나가 될 수 있는 시간인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해 슬프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국민 모두가 대표팀을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한축구협회가 이번 기회에 크게 혼이 나서 바뀌어야 한다는 양가 감정을 느끼셨을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을 강하게 비판해왔던 박 위원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다”면서 “절차와 공정을 무시하는 것을 우리 사회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따끔한 질책을 이어갔다.

박 위원은 두 가지 핵심 단어를 언급했다. 바로 ‘책임’과 ‘눈치’였다. 그는 “축구협회는 어떤 일을 해도 책임지지 않았고 국민 여론에도 눈치를 보지 않았다”고 질타한 뒤 “이번 월드컵에서도 진정으로 책임지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홍명보 감독은 104초짜리 사퇴문만 읽고 마지못해 물러났고, 공항에서는 고개조차 숙이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과 축구협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정몽규의 사람들’은 여전히 다음 자리를 꿰차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책임지지 않는 구조와 눈치보지 않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감독이 바뀌고 축구협회장이 바뀌어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한 박 위원은 현행 대한축구협회 선거제도를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현재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약 190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체육관 선거”라며 “국민 여론은 정몽규 회장 연임에 부정적인 의견이 90%에 육박했지만, 190명만 참가하는 체육관 선거에서는 정 회장의 득표율이 86%에 달했다. 결국 국민과 국회, 축구인들의 눈치는 전혀 보지 않는 정몽규 회장과 집행부가 190명의 선거인단 눈치만 보면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박 위원은 “선거인단 규모를 확대하고 잘못하면 책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축구협회 거버넌스 혁신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가 8일 오후 1시4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임은재 기자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가 8일 오후 1시4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임은재 기자
학원축구 살리고, 권한 중심 문화도 바꿔야

이어진 토론에서는 현장의 다양한 개선 의견도 이어졌다. 정진설 서울시축구협회장은 “북중미 월드컵 현장을 직접 지켜봤다. 첫 경기를 잘 치르고도 탈락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했다”면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잘못 뿌리내린 문화는 결국 교육을 통해서만 바꿀 수 있다”며 ”학원축구 부활과 활성화는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상기 전 프로 축구 선수는 “이런 자리 만들어주신 김재원 의원께 감사드린다. 진단과 대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서 좋다”고 말문을 연 뒤 “박문성 해설위원이 말씀하신 책임과 눈치에 공감한다. 다만 축구인은 책임과 눈치에 대한 이해와 개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상기 전 선수는 “축구인들은 그만두는 것으로 책임을 다 한다고 생각하고, 특히 자주 얘기하는 단어가 ‘권한’이다. 내가 스타팅 멤버를 짜는 권한 갖고 있고, 그건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 “사퇴하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과 문화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프로 축구 선수 입장에서 한국 축구 문제점과 보완점을 분석했다.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에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임은재 기자
‘위기의 한국 축구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한 긴급 토론회에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임은재 기자
관전자가 아닌 참여자 돼야

토론을 마무리하며 박 위원은 개혁의 핵심은 주체, 즉 ‘누가 바꾸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축구협회가 발표한 사과문을 언급하며 “잘못했다는 진정성과 앞으로 어떻게 바꾸겠다는 내용은 없었다”며 “그동안 스스로 혁신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또다시 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K-축구 혁신위원회가 성공할지 관전자의 입장에서 궁금해 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모든 축구인들이 참여자가 돼야 한다”면서 “근본적인 생태계를 바꿔야 유소년 육성 문제와 잔디 문제 같은 현장 과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현재 축구협회는 철저한 이익집단이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견제와 책임이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토론회 주최자가 아닌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축구협회장 직선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4년에 한 번씩 월드컵 기간에만 관심을 받는 축구가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 축구를 응원하는 팬이 늘어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한국 축구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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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기자
안녕하세요. 문화스포츠부 이영재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전합니다.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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