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장윤기 부친 자택을 압수수색해 케이블타이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케이블타이는 경찰이 지난 5월 장윤기 차량에서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아 논란이 된 물품이다.
장윤기는 지난 5월 광주 광산구에서 여고생 이채원(17)양을 살해하고 이를 제지하던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후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장윤기가 피해자를 납치해 성폭행하려다 저항하자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6월 성폭력범죄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기소했다.
논란은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 정황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커졌다. 경찰은 장윤기 차량에서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채 차량을 현직 경찰 간부인 부친에게 반환했다. 이후 부친은 아들 숙소에서 성인용품 등을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케이블타이는 폐기하지 않고 자택에 보관하고 있었고,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를 확보했다.
수사 과정에서 당시 수사팀장이 차량 수색 채증영상을 삭제하고 관련 보고를 미룬 정황까지 확인되면서 논란은 단순 부실수사를 넘어 증거인멸 의혹으로 번졌다. 경찰은 해당 수사팀장을 긴급체포했고,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이 보완수사권 존치론의 근거로 거론되는 이유는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이 확보하지 못한 물증과 추가 혐의,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했다는 데 있다.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부족한 부분을 추가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검찰은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직접 증거와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은 입법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민주당의 확고부동한 원칙”이라며 이번 주 개정안 발의를 예고했다. 당권 주자들도 잇따라 폐지를 공약하며 당내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여야 충돌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운영 문제로도 번졌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법사위 위원과 소위원 명단 제출을 요구했다. 이들은 “10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비롯한 주요 법안 심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 중단을 촉구하며 맞섰다. 같은 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을 항의 방문했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 보완수사권 없는 수사기관은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가 될 수 있다”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제2, 제3의 장윤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현직 경찰인 범인 아버지와 그 친구 경찰간부가 벌인 증거인멸은 영영 묻혔을 것”이라며 “기어이 살인자의 편에 설 것인가”라고 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도 신중론은 나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장윤기 사건에서 검찰 보완수사로 성범죄 혐의가 추가된 점을 언급하며 전면 폐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보완수사권 폐지와 함께 경찰 부실수사에 대한 보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 책임 규명과 수사 결과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