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4일 (3)
볼펜 대신 화장품 찍어낸다…3100평 공장서 보여준 모나미의 승부수 [현장+]

볼펜 대신 화장품 찍어낸다…3100평 공장서 보여준 모나미의 승부수 [현장+]

용인 공장 연간 생산능력 4500만개 확보
에뛰드·다이소 납품 확대…미국·동남아·유럽 공략

승인 2026-06-24 1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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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모나미코스메틱 대표가 24일 경기 용인 공장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심하연 기자
박경현 모나미코스메틱 대표가 24일 경기 용인 공장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심하연 기자
모나미의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자회사 모나미코스메틱이 생산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역량을 앞세워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선다. 대형 ODM 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소량 다품종 생산과 자체 용기 개발 역량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며 오는 2028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박경현 모나미코스메틱 대표는 24일 경기 용인 공장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지난 3년간 생산설비와 연구개발, 품질 시스템 구축에 집중 투자해왔다”며 “단순한 생산 회사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모나미코스메틱은 2023년 모나미 화장품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된 모나미의 100% 자회사다. 약 222억원을 투자해 경기 용인에 생산공장을 구축했으며 현재 공장 규모는 약 3100평, 연간 생산능력은 4500만개 수준이다. 회사 측은 생산능력을 매출로 환산하면 연간 약 300억원 규모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모나미코스메틱 제조실에 마련된 생산 설비. 심하연 기자
모나미코스메틱 제조실에 마련된 생산 설비. 심하연 기자
이날 기자도 모나미코스메틱의 제조실과 충진실, 품질관리실을 직접 둘러봤다. 제조실에는 5L부터 500L 규모까지 다양한 생산 설비가 구축돼 있었으며, 500L 설비 기준 하루 약 5만개, 전체 생산라인 기준으로는 하루 최대 15만개 생산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조실에서는 화장품 내용물인 벌크를 생산하는 공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설비 모니터에는 제조 온도와 교반 속도(RPM)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으며, 생산 이력과 공정 데이터도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회사 측은 같은 처방이라도 온도와 교반 조건에 따라 품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공정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충진실에 마련된 설비에 선스틱이 채워지는 모습. 심하연 기자
충진실에 마련된 설비에 선스틱이 채워지는 모습. 심하연 기자
충진실에서는 립이나 아이브로우, 선스틱 등 다양한 제품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었다. 내용물이 충진된 용기는 냉각 과정을 거쳐 자동으로 분리·조립됐고,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며 캡 결합과 라벨 부착, 검수 과정을 거쳤다. 생산라인 곳곳에는 비전 검사 장비가 설치돼 제품 외관과 조립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으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은 자동으로 선별됐다. 이후 작업자가 최종 검수를 진행하며 품질을 한 차례 더 확인하는 방식이다.

품질관리실에서는 각종 분석 장비를 활용한 품질 검증 체계도 소개됐다. 모나미코스메틱은 프탈레이트와 메탄올 등 유해물질, 중금속, 포름알데히드 등을 자체 분석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능성 화장품 성분 분석도 내부에서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외부 시험기관에 의뢰할 경우 시간이 소요되지만 자체 분석 시스템을 통해 제품 개발과 품질 검증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성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모나미코스메틱은 벌크 생산이 완료되면 미생물 검사를 실시한 뒤 이상이 없는 제품만 충진 공정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충진이 완료된 완제품 역시 다시 미생물 검사를 진행하며, 색조 화장품의 경우 중금속 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오일류 등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있는 원부자재도 별도 검사를 거쳐 투입한다는 설명이다.

소량 다품종 전략…“인디 브랜드 맞춤형 생산”

회사는 설립 이후 생산설비와 품질 시스템 구축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현재 ISO 9001, ISO 14001, ISO 22716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 달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취득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제조 환경과 품질 기준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취임한 박 대표는 조직 개편에도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 중심 조직에서 연구개발과 영업, 품질 중심 조직으로 체질을 바꿨다”며 “현재 매출 규모에 비해 과하다고 할 정도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나미코스메틱은 기존 립·아이 메이크업 중심 생산에서 베이스 메이크업과 선케어 제품까지 생산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 립, 아이, 베이스, 선케어 등 4개 카테고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카테고리 확대도 검토 중이다.

특히 회사는 대형 ODM 업체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량 다품종 생산을 내세우고 있다. 박 대표는 “코스맥스나 한국콜마 같은 대형 업체들은 대규모 물량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반면 우리는 인디 브랜드나 중소 브랜드들이 원하는 제품을 보다 빠르게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립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면 충진, 캡 결합, 라벨 부착 등의 과정을 거친다.
립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면 충진, 캡 결합, 라벨 부착 등의 과정을 거친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른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는 원하는 제형을 얼마나 빠르게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제형 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업 모나미가 보유한 사출 기술과 용기 설계 역량 역시 차별화 요소다. 대부분 ODM 업체들이 외부 업체로부터 화장품 용기를 공급받는 것과 달리 모나미코스메틱은 직접 용기를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에뛰드 삼각 아이브로우 제품의 경우 용기 설계와 생산에 참여했으며 약 180만개를 납품했다”며 “직접 설계와 생산이 가능해 고객사 입장에서는 원가 절감과 개발 속도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회사는 에뛰드, 포렌코즈, 태그 등 국내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다이소 입점 브랜드와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선쿠션과 틴트, 립 플럼퍼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부 선쿠션 제품은 회차별 약 20만개씩 납품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 초기였던 지난 2024년과 비교하면 프로젝트 수 역시 크게 늘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대비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가 약 4배 증가했다”며 “매달 신규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외 고객사와 협업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는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 역시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유럽은 신뢰 구축과 인증 과정 등을 고려하면 최소 3년 이상이 필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설비 투자 부담 여전…2028년 상반기 흑자전환 목표

다만 수익성 확보는 당분간 과제로 남아 있다. 모나미코스메틱은 설립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매출 3억원·당기순손실 32억원, 지난해에는 매출 39억원·당기순손실 4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공장 가동률은 약 20% 수준이지만 올해 말에는 5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손익분기점은 연 매출 18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2028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확보한 생산능력 내에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설비 투자가 예정돼 있지 않다”며 “가동률을 높이고 국내외 고객사를 확대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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