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0일 (6)
[쿠키과학] ‘연구실 벗어난 단일광자 광원’… KRISS, 양자통신 상용화 문턱 낮췄다

[쿠키과학] ‘연구실 벗어난 단일광자 광원’… KRISS, 양자통신 상용화 문턱 낮췄다

질화갈륨 반도체 활용 상온서 단일광자 안정 방출
220V 전원 연결하면 작동하는 플러그앤플레이 장비
10나노미터 이하 정밀도로 광자 방출 위치 재현
초당 68만 개 광자 방출, 양자통신 핵심 성능 확보

승인 2026-06-18 13: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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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S가 개발한 ‘상온 플러그앤플레이 단일광자 광원‘. KRISS
KRISS가 개발한 ‘상온 플러그앤플레이 단일광자 광원‘. KRISS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 시대를 앞당길 핵심 부인 ‘단일광자 광원’이 연구실을 벗어나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 형태로 구현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극저온 장치 없이 상온에서 작동하는 단일광자 광원을 19인치 랙형 소형 장비로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단일광자 광원은 빛의 최소 단위인 광자를 한 번에 하나씩 방출하는 장치로, 양자통신, 양자센싱, 양자계측 등 광자 기반 양자기술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특히 양자암호통신에서 단일광자는 정보 전달 매개체 역할을 한다. 양자역학 특성상 누군가 통신 내용을 엿보려고 광자를 측정하면 광자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도청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단일광자 광원은 미래 보안 통신망 구축의 핵심 부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단일광자 광원은 영하 270℃ 수준의 극저온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냉각기와 대형 광학 실험대, 정밀 광학장비가 필요하고 숙련된 연구자가 지속적으로 광학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실용성이 제한됐다.

KRISS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질화갈륨(GaN) 반도체를 이용해 해결했다.

질화갈륨은 열 안정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한다.

연구진은 질화갈륨 결정 내부에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원자 수준의 미세 결함을 활용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결함은 성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지만, 특정 결함은 에너지를 받으면 광자를 하나씩 방출하는 양자발광 중심 역할을 한다.


‘빛 알갱이의 GPS‘ 공간 확정적 맵핑 기술 전원을 껐다 켠 뒤에도 10nm(머리카락 굵기의 1만 분의 1) 미만 정밀도로 같은 단일광자 방출체를 다시 찾아가는 핵심 기술을 시각화한 이미지. (a) 질화갈륨 반도체 전면을 덮은 알파벳 좌표 격자. ‘AF, AG, AH…’와 같은 문자쌍이 바둑판처럼 배열돼 있어, 각 방출체가 있는 위치를 도시의 주소처럼 기록할 수 있다. (b) 실제 단일광자 방출 위치 확인 결과. 왼쪽의 붉은 고강도 점은 ‘빛 알갱이 한 개’를 내보내는 점결함의 신호이며, 오른쪽 형광 맵에서는 해당 방출체가 격자 좌표상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KRISS
‘빛 알갱이의 GPS‘ 공간 확정적 맵핑 기술 전원을 껐다 켠 뒤에도 10nm(머리카락 굵기의 1만 분의 1) 미만 정밀도로 같은 단일광자 방출체를 다시 찾아가는 핵심 기술을 시각화한 이미지. (a) 질화갈륨 반도체 전면을 덮은 알파벳 좌표 격자. ‘AF, AG, AH…’와 같은 문자쌍이 바둑판처럼 배열돼 있어, 각 방출체가 있는 위치를 도시의 주소처럼 기록할 수 있다. (b) 실제 단일광자 방출 위치 확인 결과. 왼쪽의 붉은 고강도 점은 ‘빛 알갱이 한 개’를 내보내는 점결함의 신호이며, 오른쪽 형광 맵에서는 해당 방출체가 격자 좌표상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KRISS

연구진은 이 특성을 이용해 단일광자 발생 장치를 구현했다.

그러나 원자 단위로 무작위 분포하기 때문에 장비의 전원을 껐다 켤 때마다 같은 결함 위치를 다시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 확정적 맵핑’ 기술을 개발했다.

반도체 내부의 단일광자 방출체 위치를 좌표처럼 기록해 두고, 장비를 재가동해도 동일한 위치를 자동으로 찾아가는 방식이다.


나노미터 단위 동심원으로 빛을 모으는 원형 브래그 격자 구조 공주대학교 이욱재 교수팀이 제작하고 KRISS가 성능을 측정·(좌)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원형 브래그 격자. 스케일바 1μm 기준으로,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폭의 동심원 홈이 정밀하게 새겨져 있다. (우) 형광 스캔 이미지. 중앙의 붉은 점은 원형 브래그 격자 구조를 통해 광자 방출이 강하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빛이 실제로 중앙 한 곳에 모여 나오는 모습을 색깔로 확인할 수 있다. KRISS
나노미터 단위 동심원으로 빛을 모으는 원형 브래그 격자 구조 공주대학교 이욱재 교수팀이 제작하고 KRISS가 성능을 측정·(좌)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원형 브래그 격자. 스케일바 1μm 기준으로,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폭의 동심원 홈이 정밀하게 새겨져 있다. (우) 형광 스캔 이미지. 중앙의 붉은 점은 원형 브래그 격자 구조를 통해 광자 방출이 강하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빛이 실제로 중앙 한 곳에 모여 나오는 모습을 색깔로 확인할 수 있다. KRISS

이를 통해 위치 재현 정밀도는 10나노미터 이하 수준을 확보했다.

공동연구에 참여한 공주대 이욱재 교수팀은 질화갈륨 표면에 나노미터 크기의 동심원 구조인 ‘원형 브래그 격자’를 제작했다.

이 구조는 점결함에서 발생한 광자가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것을 막고 특정 방향으로 집중시킨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비는 220V 일반 전원만 연결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앤플레이 방식이다.

광학 정렬 과정도 최소화해 19인치 4U 랙 형태로 제작, 기존 양자암호통신 장비와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장비 내부에는 고배율 렌즈와 광학 필터, 광섬유 결합 장치 등을 집적해 팬 냉각 방식으로 10~40℃ 상온 환경에서 운용 가능하며 별도의 극저온 냉각장치가 필요 없다.

이 결과 단일광자 순도를 나타내는 g²(0) 값이 0.28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0.5 이하이면 단일광자 광원으로 인정된다.

초당 약 68만 개의 광자를 방출하며 30분 동안 출력 변동은 1.6% 수준으로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번 성과는 양자 핵심 부품 국산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단일광자 광원을 국내 기술로 상온 동작 장비를 구현하고 제품화 단계까지 진입해 양자 소부장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

KRISS는 스핀오프 기업 ㈜큐라드와 함께 제품화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KRISS는 현재 단일광자 광원 개발부터 성능 측정, 품질 검증까지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원스톱 양자광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홍기석 KRISS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단일광자 광원은 극저온 환경과 대형 실험장비가 필요해 연구실 중심으로 활용돼 왔다"며 ”이번 기술은 상온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형 광원을 구현해 양자통신과 양자센싱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의 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2일 국제학술지 ‘Laser & Photonics Reviews(IF: 9.8)’에 게재됐다.
(논문명: Boosting Single-Photon Extraction Efficiency in GaN Through Radiative Mode Conversion)


(왼쪽 앞부터 시계방향)KRISS 배인호 책임연구원, KRISS 홍기석 책임연구원, ㈜큐라드 이동훈 대표, KRISS 박준호 선임연구원, KRISS 임선도 광도측정그룹장). KRISS
(왼쪽 앞부터 시계방향)KRISS 배인호 책임연구원, KRISS 홍기석 책임연구원, ㈜큐라드 이동훈 대표, KRISS 박준호 선임연구원, KRISS 임선도 광도측정그룹장). KRISS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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