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가 정신과 의사를 만나기 전 인공지능(AI)과 먼저 대화하며 초진 정보를 정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AI가 30분 안에 핵심 증상과 생활 기능 저하 정보를 구조화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면, 의사는 실제 진료에서 심층 상담과 치료 결정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KAIST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팀과 산업디자인학과 이탁연 교수팀은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은주 교수팀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정신과 초진 면담 지원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실제 상담 흐름을 따라가는 ‘AI 인터뷰어’로 설계했다.
환자가 모바일이나 웹에서 AI와 대화하면, AI는 답변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추가 질문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정신건강의학 진단 체계인 DSM 기반 지식 구조를 활용해 증상과 기능 저하 여부를 체계적으로 탐색한다.
이 기술의 핵심은 AI가 상담 기법까지 구현한 것이다.
AI는 환자 감정을 반영하는 공감 표현, 환자 말을 다시 정리하는 재진술, 모호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명확화 기법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간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보다 편안하게 설명할 수 잇도록 유도했다.
방식은 AI가 ‘Ask–Evaluate–Check–Plan’ 구조로 대화를 진행해 먼저 질문을 던지고, 답변의 관련성과 명확성을 평가한 후 정보가 충분한지 확인한다.

이후 다음 질문 전략을 계획하며 반복적으로 핵심 정보를 수집한다.
연구팀은 다양한 정신질환과 대화 스타일을 반영한 가상 환자 1440명을 활용해 성능을 검증했다.
실험 결과 AI는 대부분 사례에서 30분 이내에 진료 핵심 정보를 확보했다.
단일 질환 사례에서는 10~15분에 90% 이상의 정보 수집률을 기록했다.
또 정신건강 전문가 19명이 참여한 평가에서는 이 시스템이 초기 진단을 수행하는 수련의 수준의 구조화된 정보 수집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제한된 시간 안에 필수 정보를 빠짐없이 정리하는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얻었다.

AI가 수집한 정보는 임상 대시보드 형태로 의료진이 받아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 주요 증상과 생활 기능 저하, 잠재적 질환 가능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실제 진료 시간에 반복 문진을 줄이고 환자와의 공감적 상호작용과 심층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팀은 이처럼 AI가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정보 수집을 맡고, 의사가 최종 진단과 치료 결정을 담당하는 구조를 ‘코칭 가능한 견습생’ 개념으로 정의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AI가 환자의 미세한 감정 변화나 복잡한 서사적 맥락을 깊이 이해하는 데 아직 제약이 있고, 특히 자살이나 트라우마처럼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는 안전성과 개입 범위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AI가 초진 단계 부담을 줄이면 의료진은 환자와 더 깊이 있는 상담에 집중할 수 있다”며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새로운 정신건강 진료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정유경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rh, 연구결과는 지난달 13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고권위 학회 ‘ACM CHI 2026’에서 발표했다.
(논문명: Toward Flexible Psychiatric History-Taking and Visualization: Exploring Clinician Perspectives with Large Language Models / 저자정보: 정유경(KAIST, 1저자), Thu Hoang Anh Vo(KAIST, 2저자), 문현승(KAIST, 3저자), 최재영 (KAIST, 4저자), 오향경(강남세브란스병원, 5저자), 이어진(강남세브란스병원, 6저자), 김은주(강남세브란스병원, 7저자), 이탁연(KAIST, 교신저자), 이의진(KAIST, 교신저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