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9일 (4)
내란특검, 한덕수 전 총리 불구속 기소…내란 방조 등 6개 혐의

내란특검, 한덕수 전 총리 불구속 기소…내란 방조 등 6개 혐의

“계엄 막을 수 있었던 최고 헌법기관…헌법적 책무 다하지 않았다”
“송미령 독촉·정족수 손가락 확인”…특검, ‘동조 정황’ 제시

승인 2025-08-29 12: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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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내란 방조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9일 불구속 기소됐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이날 한 전 총리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12월3일 비상계엄 저지는 군용차량을 맨몸으로 막아낸 시민의 저항과, 깜깜한 밤 담장을 넘어 국회로 들어간 국회의원의 용기로 이뤄진 결실”이라며 “한덕수는 비상계엄을 막을 수 있었던 최고의 헌법기관이었음에도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적극적 행위를 하며 동조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소집 과정에서 정족수 확보를 위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참석을 독촉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한덕수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필요한 국무위원 수를 손가락으로 세며 ‘네 명이 필요하다, 한 명 남았다’는 식으로 확인하는 장면이 CCTV에 담겼다”며 “국무회의에서 서명을 거부하는 국무위원들에게 ‘참석했으니 서명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뒤에도 3시간 넘게 국무회의가 열리지 않은 정황도 방조 책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박 특검보는 “국무조정실장이 ‘빨리 계엄 해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건의하자 한덕수가 ‘기다려보라’며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정진성 전 국무조정실장의 연락이 온 뒤에야 움직였다. 조금만 더 빨리 움직였다면 계엄 해제가 앞당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에게는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이후 작성된 허위 선포 문건에 김용현 전 장관과 함께 서명한 뒤 “사후에 문서를 만든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폐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위증 혐의와 관련해선, 한 전 총리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계엄 선포문을 언제 받았는지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지만, 특검은 그가 계엄 당일 포고령을 받은 사실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건을 검토한 CCTV 장면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중요한 사실관계와 피의자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에 다툴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에 대해 박 특검보는 “피고인이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법원이 사실관계에 다툼이 없다고 한 이상 재청구 실익은 없다”며 “빨리 정의를 실현하는 게 낫다고 내부 논의 끝에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 특검보는 “우리는 형사법적 기준에서 드러난 사실관계를 토대로 법적 평가를 내린 것”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역사적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프로필 사진
황인성 기자
사건 너머의 구조를 찾고,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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