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1일 (6)
밀가루값 인하 가능성에 라면업계 ‘긴장’…“원가부담 여전한데”

밀가루값 인하 가능성에 라면업계 ‘긴장’…“원가부담 여전한데”

농식품부, 26일 제분업계 간담회 예정
CJ제일제당·대한제분 등 관련업계 참석
업계 “물가안정 이해하지만 ‘시장개입’ 우려”

승인 2023-06-24 06:00:24 수정 2023-06-24 09: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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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자료사진

국제 밀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밀가루를 주 원료로 하는 라면 등과 같은 제품의 가격도 떨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다음주 중 관련 업계를 모아 가격 인하 가능성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따라 제품 가격이 책정되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일방적이라며 다방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재료 가격 이외에도 가스비, 전기료, 물류비, 인건비 등 산업 전반에서 가격인상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제분업계 간담회' 참석 제목으로 장관 명의의 공문을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10개 제분업체에 보냈다. 이와 관련 올 상반기 동결 또는 5%까지 밀가루 가격을 인하했던 제분업체들의 경우 하반기 가격을 업체별 추가 3~9% 더 인하할 수 있다는 의향을 정부 측에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밀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면 라면업계 등 기업 입장에선 0.6%의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밀가루와 관련된 유통업계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 밀가루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당장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아닌 만큼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품별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고 있지만 국제 밀가루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바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썬 제품 가격인하 여부 등에 대해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 명단에서 빠지게 된 SPC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않게 됐지만 이후 논의된 사안에 따라 내부적으로 방향성을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밀가루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관련 제품 가격을 낮추기도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원자재 이외에도 가스비, 전기료, 물류비, 인건비 등 전반적인 인상이 원가 부담을 가중하고 있어서다.

실제 라면업계의 경우 지난해보다 원재료 부담이 늘어났다.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농심은 1분기 소맥분 등 원재료 매입 금액이 25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82% 늘었다. 같은 기간 포장재 등 부재료 매입 금액 또한 10.48%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1분기에 매입한 소맥분 값이 지난해 동기 대비 21.4% 상승했다. 

농심과 오뚜기의 1분기 수도광열비(전기료와 수도료, 가스비, 연료비 등을 합친 비용)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6.7%, 33.3% 증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제품에 들어가는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떨어졌다고 제품 가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지금과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원자재값 뿐만 아니라 가스비, 전기료, 물류비, 인건비, 임대료 등에서 전반적으로 크게 인상됐기 때문에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일각에선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개입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같은 정부 개입은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업계뿐 아니라 제빵, 과자 등 식품업계에 가격을 인하하라며 압박을 가했다. 이에 농심, 오뚜기 등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라면가격을 평균 4.5~6.7%까지 내렸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물가를 잡으려는 정부의 고심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면서도 "원재료 값이 떨어지고 있으니 제품가격도 인하해라는 식의 접근은 굉장히 단순하고 일방적일 수가 있다"고 비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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