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당초 8월 중 시행할 예정이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오는 31일부터 조기 시행한다.
대통령 지시 후 기본예탁금 강화 앞당겨 시행
금융위는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 과열을 완화하기 위해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고,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은 예탁금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당초 기본예탁금 상향은 다음 달 5일, 대용증권 인정 제외는 다음 달 19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관계기관과 금융투자업계가 전산 개발 일정을 앞당기면서 두 조치를 오는 31일부터 동시에 시행한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책의 조기 시행을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부터 국내·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새로 투자하거나 추가 매수하려면 계좌에 현금으로만 3000만원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기존에는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 시가의 70%까지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하고 거래 경험에 따라 요건을 완화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현금만 인정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에는 예외도 적용되지 않는다.
증권을 매도한 자금을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하는 시점도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매도 당일에도 현금과 동일하게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실제 결제가 끝나는 T+2일 이후에만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한다. 매도자금을 담보로 빌린 돈도 예탁금에서 제외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의 핵심이 단순한 투자 금액 상향보다 자금 회전속도를 늦춘 데 있다고 평가한다. 매도대금이 실제 결제되는 T+2일 이후에야 다시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되면서 같은 자금을 반복적으로 돌려 쓰는 매매가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즉, 주식을 매도한 뒤 이틀 동안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다시 매수할 수 없게 되면서 종목 간 갈아타기와 단기 회전매매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대현 D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전교육, 기본예탁금 상향, 신용거래 제한 등 진입요건과 운용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이라며 “추가적인 신규 자금 유입이 제한될 경우 파생상품이 현물시장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영향은 시차를 두고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보완대책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거래 과열이 다소 진정되는 조짐이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주간 평균 거래 회전율은 지난 16일 45%에서 24일 38%로 낮아졌고,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같은 기간 179%에서 146%로 하락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는 31일 시행하는 예탁금 상향과 대용증권 불인정 조치는 거래 회전율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자금 쏠림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11조원으로 국내 주식형 ETF 거래대금 22조4000억원의 48.8%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코스피 종목 전체 거래대금과 맞먹는 규모다.
이 연구원은 “특정 영역으로의 자금 쏠림이 과열되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종목들이 먼저 충격을 받게 된다”며 “빚을 내 투자하는 레버리지 자금이 특정 대형주로 집중되는 현상이 향후 시장 전체의 변동성과 충격을 증폭시키는 고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 “규제, 자금 분산 효과…코스닥에 긍정적 영향”
일각에선 이번 규제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자금을 분산시키면서 시장 전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규제의 핵심은 ‘3000만원’이라는 진입장벽보다 매도대금의 T+2일 현금 인정에 따른 자금 회전속도 하락”이라며 “반복매매와 종목 간 갈아타기가 줄면서 거래 회전율이 낮아지고 반도체 쏠림도 완화돼 코스닥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본예탁금 강화만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시장 영향이 단기간에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투자자의 보유 물량과 장 마감 리밸런싱 거래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는 다음 달 19일부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괴리율 관리 책임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1주인 최소 매매수량을 20주로 확대하는 조치도 당초 예정했던 11월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전문가와 투자자 의견을 수렴해 추가 보완대책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보완대책을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을 출시 초기 수준인 4조~5조원대로 안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본예탁금 강화와 괴리율 관리, 매매수량 확대 등이 순차적으로 시행되면 신규 자금 유입과 회전매매가 점차 줄면서 시장 과열도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