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7일 (1)
韓, 550조 AIDC 드라이브…미국 42개주선 “짓지 마” 시위

韓, 550조 AIDC 드라이브…미국 42개주선 “짓지 마” 시위

승인 2026-07-21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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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임페리얼에서 AI 데이터센터(AIDC) 확장에 반대하는 전국 시위에서 시위대가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AFP
2026년 7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임페리얼에서 AI 데이터센터(AIDC) 확장에 반대하는 전국 시위에서 시위대가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AFP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기 위해 55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전력 확보와 주민 수용성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은 불가피하지만 전력망과 용수, 지역사회 갈등 등을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공급 가능한 전력이 부족해지면서 전력을 먼저 확보한 사업지로 기업과 투자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투자와 신속한 건설을 강조하는 사이 전력망 확충 비용과 냉각용수 확보, 주민 수용성 문제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550조 민간투자…2029년부터 단계적 운영
 
정부는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기반시설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항공청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K-반도체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했다.
 
정부는 SK와 GS, 네이버 등이 추진하는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을 지원해 오는 2029년까지 8.4기가와트(GW) 규모의 시설을 확보하고 550조원 규모의 투자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550조원은 정부 재정 투입액이 아니라 기업들이 정부에 밝힌 투자계획과 해외투자 유치액을 합산한 수치다. 정부는 2028년 상반기 내 관련 데이터센터의 착공을 유도하고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운영에 들어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민간 투자가 원활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전력과 용수 확보, 인허가 절차도 지원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정부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목표 5만장 가운데 3만5000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구상대로 투자가 집행되면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1GW급 AI 데이터센터 한 곳을 24시간 가동할 경우 이론상 연간 전력 사용량은 8.76테라와트시(TWh)에 달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만으로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실질 소요 전력의 16배에 달하는 과도한 설비 구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허가는 빨라지는데…갈등 관리 기준은 공백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반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제도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공포된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은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과기정통부에 인허가 일괄 처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관계기관은 일정 기간 안에 검토 결과를 통보하도록 했다. 비수도권에 신설하거나 기존 시설을 확장·전환하는 AI 데이터센터에는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하는 특례도 담겼다. 특별법은 2027년 3월10일부터 시행된다.
 
전력계통영향평가의 평가항목과 심사 방법을 정할 고시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도는 2024년 6월 도입됐지만 정부는 2년 넘게 시범운영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고시 제정안을 마련해 재행정예고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 반발 확대…소송전으로 번진 사업장
 
제도적 공백 속에서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데이터센터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 4월 인근 주민들이 건립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전력망 부담과 공사·설비 소음, 냉각시설의 열 배출, 화재 위험 등을 우려했다.
 
사업자 측은 한국전력의 전력 용량 검토를 거쳤고 소음과 전자파 등도 법정 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행사가 반대 활동을 벌인 주민 4명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면서 갈등은 소송전으로 번졌다.
 
금천구는 주민 추천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점검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주민이 우려하는 안전과 환경 문제를 전문가와 함께 점검하고 사업자와 주민 간 갈등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美 42개주 142곳 동시 시위…지역 갈등, 전국 이슈로
 
국내에서 나타나는 갈등은 해외에서는 이미 전국적인 사회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텍사스 18곳과 조지아 11곳, 캘리포니아 8곳 등 미국 42개주 142곳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거나 개발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위가 동시에 열렸다. AI 인프라 확장에 반대하는 전국 단위 공동행동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위대는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과 냉각용수 규모를 공개하고 사업 승인 과정에 주민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데이터센터 건설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과 일자리가 지역사회에 충분히 돌아오는지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미국 내 여론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6월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지지한 응답자는 3분의 1에 그쳤다. 메타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가 자신의 거주지역에 들어오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뉴욕주는 이보다 앞선 지난 14일 대형 데이터센터 신규 인허가를 최장 1년간 잠정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대상은 50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미 허가 신청이 완료된 사업이나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인허가는 제외된다. 뉴욕주는 최대 1년 동안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용수 사용, 대기질, 소음, 취약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새로운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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