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청년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물었다. 이형운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 실장은 “기성세대에게 서울역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관문으로 여겨진다”며 “인파에 섞여 보이지 않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다”고 답했다. 그 대답에 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24일 오후 4시30분, 서울 용산구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 서울역 무료급식소 배식 봉사를 앞둔 고립·은둔 회복 청년들 질문이 이어졌다. 연두색 조끼를 입은 이들은 곧바로 배식대에 서는 대신 노숙인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했다. 노숙인이 생기는 배경과 사회적 편견, 필요한 지원 등을 배우는 교육이었다.
이날 봉사에는 청년재단의 고립·은둔 회복 프로그램인 ‘잘나가는 커뮤니티’ 소속 청년 16명이 참여했다. 배식 인원을 고려해 두 조로 나뉘어 한팀은 교육을, 다른 한팀은 배식 봉사를 한 뒤 순서를 바꿔 활동했다.
잘나가는 커뮤니티는 고립·은둔에서 회복한 청년의 재고립을 예방하고 사회참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약 50명 청년이 활동하고 있다. 당사자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해 지난 4월 나무심기, 5월 유기견 돌봄 등 월 1회 봉사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교육을 마친 청년들은 센터 의류 지원 공간과 노숙인 자립을 돕는 공익형 카페, 무료 진료와 처방을 제공하는 부속의원 등을 둘러봤다. 봉사 대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날은 약 220명의 이용객이 따스한 채움터를 찾았다. 배식은 이용객 요청에 따라 ‘보통’, ‘곱빼기’, ‘아기밥’으로 밥을 담는 것부터 시작됐다. 청년들은 제육볶음과 어묵볶음, 숙주나물, 뭇국을 식판에 담아 이용객에게 건넸다. 식판을 내밀며 “맛있게 드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이용객들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박재영 청년재단 이음사업팀 팀장은 “고립·은둔 정도와 회복 속도는 청년마다 모두 다르다”며 “이들이 재고립되지 않고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참여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를 마친 청년들은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3년째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20대 여성 이모씨는 “올해 참여한 봉사활동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사람들을 직접 만나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무료급식소 분위기가 일반 식당과 다르지 않은 차분한 분위기여서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노숙인 대상 봉사를 하며 자신의 과거 모습을 떠올린 청년도 있었다. 30대 남성 오모씨는 “고립·은둔을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집이 없었다면 노숙 생활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며 “동질감이 느껴져 더 진심으로 배식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