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입장을 내고 “북한군의 MDL 일대 장애물 설치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유엔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의 MDL 일대 작업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안정적으로 군사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 등에 따르면 북한군은 현재 서부·중부·동부 전선에 걸쳐 MDL 이북 8090m 구간까지 철조망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철조망 전방에는 탈북 방지 등을 위한 지뢰지대가 조성되고 있으며, 지뢰 매설을 위한 불모화 작업은 일부 구간에서 MDL 510m 지점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현재 북한이 전체 MDL 약 250㎞ 구간 가운데 철책 약 90㎞, 전술도로 약 70㎞를 구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작업 병력도 약 5000명 수준으로 늘어나 지난해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국경선 요새화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북한은 지난 2024년 4월부터 DMZ 북측 지역에서 불모지 작업, 전술도로 건설, 철조망 및 지뢰 설치 등을 진행해 왔다. 같은 해 10월에는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하고 방벽을 설치하는 등 국경선화 작업을 지속해 왔다.

군 내부에서는 MDL 인접 지역까지 전술도로와 지뢰지대, 철책선이 연결될 경우 북한 경계 병력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고 우발적 충돌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사실상 자체 기준의 경계선을 구축해 장기적으로 ‘사실상의 새로운 경계선’으로 굳히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유엔사는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엔사는 이날 입장을 통해 “DMZ 내 활동은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이해돼야 하며 정전협정 및 후속 합의의 관련 조항,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상황을 토대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 요새화 및 기타 방어적 조치가 자동적으로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필요할 경우 기존에 확립된 메커니즘을 통해 정전협정 관련 우려 사항을 다루고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DMZ 내 시설물 설치를 둘러싸고 우리 군과 유엔사 간 미묘한 온도차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국경선화 작업이 시작된 지 2년여 만에 정부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반면, 유엔사는 법적 판단을 유보하며 사실관계와 맥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정 대변인은 유엔사와의 입장 차이에 대한 질문에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철책 설치 문제를 넘어 향후 DMZ 관리 체계와 정전협정 해석, 한·미 공조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