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7월 1일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인들은 인수위원회를 운영하며 향후 4년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인수위원회는 당선 직후부터 단체장 취임 후 20일까지 한 달 남짓 설치되는 한시적 기구이지만 위원회가 마련된 청사진이 도정과 시정·군정의 기본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기존 단체장이 선거에서 승리한 지자체는 인수위를 구성할 필요가 없지만 단체장이 교체되는 지역에서의 인수위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당선인의 공약을 면밀히 검토해 추진 방향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재원 마련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 전임 단체장의 정책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 좋은 정책은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업그레이드 된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 무엇보다 행정의 연속성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공직사회가 동요하지 않도록 조직 개편도 신중해야 한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은 인수위원회를 통해 전북 대도약의 청사진을 완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당선인이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도민주권’, 정책 과정에 도민 참여를 확대하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해 지방정부 운영의 패러다임을 행정 중심에서 주민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또 인수위의 최우선으로 전북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미래 첨단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피지컬 AI, 반도체, 방산과 탄소 복합체, 농생명 바이오산업 등을 깊이 들여다보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신형식 전북자치도지사 인수위원장은 “새로운 도정의 가장 중요한 철학은 경제 성장의 결실이 겉도는 것이 아니라 도민의 주머니를 직접 채우는 체감 성장이다”며 “이원택표 체감성장을 전북에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고 말했다. 전북을 에너지 주권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신 위원장은 이 당선인의 공약인 ‘내발전 발전 전략’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전북이 가진 강점을 키우고 연결해 전북경제의 새로운 성장 구조를 만들고 도민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또 인수위원회는 도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도민 소통 플랫폼에서 온라인 정책 제안 창구도 운영한다.
전주시장 인수위원회인 ‘시민주권 열린 전주 위원회’는 시민주권 실현의 구심축이 될 ‘시민청’ 신설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민청은 전주시의 정책 수립·집행·평가 전 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행정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견인하는 핵심 기관으로 조지훈 당선인이 줄곧 강조해온 대표적인 공약이다.
또 민선 9기 핵심 구상으로 ‘대한민국 AI 수도’ 도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시민 삶과 행정,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고, 도시 전체를 피지컬 AI 실증 기반으로 삼아 미래 산업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특히 인수위원회가 재정상황을 보고받은 결과 최소한의 필수예산마저도 1087억원이나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골치 아픈 발등의 불이 됐다. 인수위원회가 재정혁신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지만, 재정 흐름 악화와 부채 규모가 생각보다 커 비상 재정 운영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시는 10년 만에 시장이 바뀐다. 최정호 당선인이 대형 프로젝트 추진 전문가로 도시의 미래를 설계해 온 경험과 중앙정부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익산 재도약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오랜만에 새 수장을 맞이하면서 조직 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공직사회 안팎에서 적지 않다.
김재준 군산시장 당선인은 별도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실무 중심의 ‘민선 9기 인수TF팀’을 꾸려 시정 인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예비비 투입 등 인수위 운영에 따른 예산 부담을 줄이는 대신 분야별 전문가를 중심으로 민선 9기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김 당선인이 직접 총괄팀장을 맡아 시정 현안 파악과 공약 이행 준비를 진두지휘한다.
하지만 지역의 발전상을 설계하고 미래 가치와 담론을 논의해야 할 인수위원회에 선거 캠프 출신과 비위 인사들이 포함되는 등 소위 ‘보은(報恩) 인사’와 ‘전리품 챙기기’란 지적이 나온다. 치열한 선거 과정에서 같이 고생한 인사들의 노고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민선 9기가 출범도 하기 전에 권력 비대화 징후가 나타난다면 지자체는 동력을 잃고 표류하게 된다.
인수위는 또 단체장의 잘한 부분들까지도 깨부수거나 부정해선 안 되며, ‘새만금 반도체 유치’ 등 당선인의 공약이 상황이 달라져 현실성이 부족하다면 과감히 방향 전환도 모색해야 하고, ‘점령군’인양 행동하지 말고 지자체 공직자와의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 지역의 효율적인 비전과 정책을 도출해야 한다.
인수위원회는 단순히 업무보고를 받고 지적하고 질타하는 기관이 아니다. 지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분석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을 구상하며, 산적한 현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인수위원회가 얼마나 충실하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민선 9기의 성공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각 지자체의 인수위원회가 제대로 된 변화와 희망의 청사진을 그리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