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선 9기가 새롭게 출범했다. 이번에 취임한 지자체장과 지방 의원들은 앞으로 4년간 전북자치도 도민들을 대표해 지역 살림을 꾸리고 전북 발전을 이끌어야 할 중차대한 책무를 짊어지게 됐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1일 취임식을 갖고 ‘도민과 함께 체감성장, 세계와 함께 더 큰 전북’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선거 과정부터 줄곧 강조해 온 ‘도민주권’과 ‘체감성장’을 양축으로 한 새로운 도정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취임식도 ‘도민주권정부, 이제 시작합니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도민의 목소리를 도정의 출발점으로 삼고 소통과 참여, 책임을 바탕으로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 도민과 함께하는 정부를 표방해 행정 중심에서 벗어나 도민이 중심이 되는 도정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다. 이 도지사는 “도민은 행정의 대상이 아니라 전북의 주인이다”며 ‘도민주권 시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도지사가 밝힌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는 ‘도민 체감성장’, 체감성장은 단순히 투자 규모가 아닌 지역 성장의 성과를 도민의 일자리와 소득,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를 위해 도지사 직속 체감성장위원회 설치와 전북성장공사 설립, 체감성장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성장은 통계가 아니라 사람이고, 숫자가 아니라 생활”이라며 “청년이 돌아오고, 골목에 불이 켜지고, 농민의 땀이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 그것이 민선 9기가 말하는 체감성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말보다 실천으로 신뢰를 쌓고 민생경제 회복과 미래산업 육성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도민의 삶이 실제로 달라지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경제 분야는 피지컬AI·새만금 중심의 첨단산업 육성을 내세웠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와 RE100 산업단지,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방위산업 등 전북형 성장모델을 구축하고 AI 로봇 K-밸리 조성을 통해 전북을 피지컬AI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피지컬AI 전략위원회를 운영해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과 제조 현장을 결합한 미래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북과학기술원 설립도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이 지사는 “피지컬AI는 반드시 준비해야 할 미래산업”이라며 경제부지사를 피지컬AI부지사로의 명칭 변경과 피지컬AI 전담국 신설 등 기능 강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전북이 소외된 것은 전북자치도로서는 엄청난 불행이다. 이 도지사도 “마음이 무겁다”며 전북 몫 확보를 위해 청와대와 정부 부처를 직접 찾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북의 당면 현안을 속도감 있게 정리해야 한다”며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 올림픽 개최와 관련한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방문해 전북 현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발적 발전’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이원택 도정, 그러나 전북의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인구는 갈수록 줄어 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기초 지자체가 속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2029년까지 9조원을 투자해 AI·로봇·에너지 기반 혁신 거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도민들은 환호했고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 통합시에 반도체 공장 등 첨단산업에 1천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을 땐 깊은 충격에 빠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전남이 반도체 투자 대상지로 선정된 이유로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산업 기반과 지방정부의 결단, 지역사회의 노력이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 가운데서도 전남도가 재생에너지 기반을 꾸준히 준비해 온 점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고 광주·전남 통합시의 적극적인 재정 분담 의지도 큰 역할을 했다고 꼽았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선 9기의 과제는 명확하다. 소외와 차별을 자조하고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기회를 만들 수 없다. 이 대통령이 ‘광주 반도체’ 선정 이유에서 밝혔듯이 국가 전략사업은 결국 준비된 지역에 돌아간다. 전북은 새만금이란 거대한 지역이 있었음에도 여러 이유로 기반을 조성하지 못하는 등 적절한 준비에 부족했다. 세계 잼버리 참사에서 볼 수 있듯이 전북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이제는 결과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중앙정부를 설득할 논리를 마련하고 산업 경쟁력, 기업이 투자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력해야 한다. 전북자치도가 소외지역으로 머물지 않고 미래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하려면 선택과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국책사업과 기업 투자를 끌어들여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체감성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예산 확보와 국책사업 유치,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 미래를 위한 새로운 요인들을 상시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지역 정치권의 ‘원팀’이라는 구호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 성과로 전환해야 한다. 도정과 정치권, 산업계가 한목소리로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비로소 ‘도민주권 시대’ ‘체감성장 체계’를 이룩할 수 있다.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