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19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12명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수사 의뢰 권고 대상에는 노 전 위원장과 허 전 사무총장을 비롯해 상임위원, 사무총장, 사무차장, 선거정책실장, 서울시선관위·송파구선관위 책임자 등이 포함됐다. 진상위는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송파구선관위 직원 가운데 이번 사태와 관련된 실무자 6명에 대해서도 징계를 권고했다.
진상위는 중앙선관위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외부 인사로 꾸린 독립 기구다. 대한변호사협회, 참여연대, 한국기자협회, 한국정치학회 등의 추천을 받은 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됐다. 조 위원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열흘간 활동했다.

진상위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투표용지 인쇄매수 축소 지침을 지목했다. 애초 투표용지 인쇄예산은 유권자의 110%를 기준으로 배정돼 있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10일 위원회 차원의 논의나 의결 없이 사무총장 전결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 지침’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투표용지 인쇄 하한선은 선거인 수의 50%로 낮아졌다.
진상위는 “폐기 비용, 보관 장소 협소, 부정선거 의혹 등을 이유로 인쇄를 줄인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헌법상 국민의 참정권을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피해가 가장 컸던 송파구선관위는 회의록도 남기지 않고 서면 의결 방식으로 50% 축소 인쇄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번호 투표용지 2000매를 제외하면 실제 인쇄량은 예상 선거인 수의 50%에도 못 미치는 28만800매에 그쳤다.
진상위는 송파구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중앙선관위 모두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봤다.
송파구선관위는 무번호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손으로 적는 작업에 매달리느라 현장 간사와 서기들의 요청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오전 11시40분 이상 징후를 통보받고도 사태를 엄중하게 보지 않았다. 이후 오후 4시46분까지 정확한 현장 상황도 집계하지 못했다.
중앙선관위는 민원인의 항의 전화를 받고서야 사태를 인지했다.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발방지 대책으로는 △투표용지 인쇄비율 70% 이상 상향 △무번호 투표용지 최소화 △중앙선관위 사무처 전결 범위 축소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 도입 △현장대응 매뉴얼 정비 등을 제안했다.
△투표소별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선거관계서류 보관·폐기 방법 개선 △중앙·시도·구시군 선관위 간 권한 범위 명확화 △감사원 직무감찰 범위에 선관위 포함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대국민 공론의 장 마련도 대책에 포함됐다.
조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된 심각한 헌정질서 위기 사안”이라며 “진보·보수와 무관하게 오직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입장에서 조사했다”고 밝혔다.
국회도 진상규명 절차에 들어갔다. 국회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됐다. 비교섭단체 몫은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각각 1명씩 맡았다. 위원장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여야 간사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맡았다.
국정조사는 6월18일부터 8월1일까지 45일간 진행된다. 조사 대상 기관은 중앙선관위와 각급 지역선관위다. 국회는 투표용지 인쇄 수량 산정 과정, 투표 당일 현장관리, 선관위 지휘 체계와 사후 대응, 참정권 침해 실태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