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9일 (5)
발전5사 단일 통합 무게…“통합 로드맵·인력관리 방안 마련해야” [현장+]

발전5사 단일 통합 무게…“통합 로드맵·인력관리 방안 마련해야” [현장+]

승인 2026-06-18 17: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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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전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중간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학계·노동계·경영계 등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김재민 기자
18일 한전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중간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학계·노동계·경영계 등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김재민 기자
발전공기업 5개사(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통폐합 방안으로 단일 통합 모델(1개사 통합) 구축이 노사정 공감대를 얻고 있다. 다만 에너지 대전환 및 정의로운 전환을 넘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원칙과 구체적인 시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대강당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주관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중간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보고회에선 기후부가 발전공기업 5개사의 통폐합 방안 및 새로운 역할 정립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월 발주한 연구용역의 중간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의 이정규 상무는 “AI 시대 에너지 확보 전력이 필수가 됐고 재생에너지 설비가 확대되고 있다”며 “정부가 2040년 석탄발전 전면 폐지를 공식화하는 등 전력체계의 구조 전환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전력공기업의 대응 준비 수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현재 발전공기업 체계는 통합된 의사결정이 부재한 채 각자 경쟁 및 개별 대응하고 있어 에너지 전환 추진 여력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발전5개사는 오는 2038년까지 각각 평균 7개 안팎의 석탄발전소를 폐지(합계 36개)해야 하지만, 각 사 분절된 구조로 좌초자산 및 인력 전환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적받은 바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에너지 전환 실행력 확보(투자 자본력 결집) △리스크 저감 구조 형성(좌초자산·단일전원 리스크 해소) △운영 효율성 제고(중복 제거, 규모의 경제) △정의로운 전환 용이(고용 및 지역사회 충격 흡수) 등 4가지 핵심 원칙을 정립하고 거버넌스 재편안을 분석한 결과, 국가 전환 과제의 실행 주체를 확고히 하고 대규모 전환 투자 수행 역량을 갖추는 데 있어 단일 통합 모델이 최적이라고 권고했다.

이 상무는 “경영 효율화와 에너지 전환 투자 집중을 위해서는 발전5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발전시장 내 단일 거대 공기업으로서 공정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조직 비대화로 인한 비효율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 대형화에 따른 방만경영 및 내부 통제 약화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담 관리·감독 조직을 구축하거나 외부·준독립 감독 기능 활용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통합 후 조직개편 방향으로는 “재생에너지·정의로운 전환 등 미래 기능에 부사장직을 우선 배치해 추진력을 확보하고, 해상풍력은 본사 주도로, 태양광은 지역 조직 중심의 밀착형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5개 발전사 본사 건물 및 시설을 통합 발전사 사무공간으로 최대한 활용해 ‘통합=지역 축소’라는 인식을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규 삼일회계법인 상무가 18일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용역’ 중간보고를 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이정규 삼일회계법인 상무가 18일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용역’ 중간보고를 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큰 방향성은 공감, 세부적인 계획 마련 시급”

이날 중간보고 발표 후 진행된 토론에선 학계·노동계·경영계(사측)·정책활동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의견을 피력했다. 이들 대부분은 1사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최종보고에선 원칙과 과정 측면에서 더 세부적인 계획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영상 연세대학교 교수는 “단순히 기업 숫자를 통폐합하는 것을 넘어 에너지전환기 발전공기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이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체계는 무엇인지가 이번 논의의 출발점”이라며 “1사 통합 시 제기되는 우려사항은 다른 방안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문제인 만큼, 향후 로드맵과 대응책을 잘 수립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시경 단국대학교 교수는 “이번 발표가 중간보고이긴 하지만, 원칙과 과정 측면에서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못한 데 아쉬움이 있다”며 “단순히 ‘에너지 전환’이라는 원칙만으론 통합 과정에서의 여러 갈등 요소나 국민들이 기대하는 부분을 충족할 수 없기에 강력한 대원칙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또, 보고서에선 1사 통합 과정에서 특별법으로 법·제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국회 통과 등 구체적인 시간 계획이 없다”면서 “중복 투자 해소 문제 관련해서도 각 발전사가 민간기업과 체결한 계약 하나하나를 어떻게 할지 등 실질적인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완 중앙대학교 교수 역시 “1사 통합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정밀하게 조정하지 못하면 물리적으로만 통합하고 내부적으론 통합되지 못해 시너지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면서 “조직 문화, 업무 방식, 보수 체계 등도 각 발전사별로 차이가 있어 좀 더 명확한 절차들과 우선순위가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에서도 1사 통합에 긍정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남태섭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은 “과거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분할된 이후 발전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발전사 통합 요구를 해왔고, 오늘 이 자리에서 모든 결과가 나올 순 없지만 최소한 에너지 전환기에 발전공기업들이 어떤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방향성 정립 등 눈앞에 놓인 과제가 정말 많은데, 이해관계자들이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대한전기학회 회장)는 “중간보고에서 나타난 4가지 원칙을 넘어 더 크게 이끌어갈 수 있는 국민 관점에서의 원칙이 수립돼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1사 통합에 따른 매머드급 회사의 내부 효율성 제고 방안, 유휴 인력을 관리할 본부 구상, 전국 사업장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공공-민간 재생에너지 협력 모델 수립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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