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마케팅 논란이 단순 브랜드 악재를 넘어 경영 전반을 흔드는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였지만 소비자 반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핵심 프로모션 중단과 주가 하락, 국민연금 책임론까지 겹치면서 스타벅스가 강점으로 키워온 ‘충성 고객 기반 비즈니스’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6일 오전 9시 서울 조선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스타벅스 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는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스타벅스는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 교환권 실시간 순위에서 배달의민족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줬다. 2019년 카카오톡 교환권 사업 개편 이후 대표 모바일 상품권으로 자리 잡으며 선물하기 시장 상위권을 지켜왔던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스타벅스 카드 환불 방법이나 잔액 반환 관련 게시글도 잇따르고 있다.
스타벅스는 결국 여름철 핵심 행사까지 멈춰 세웠다. 다음 주 예정됐던 ‘서머 프로모션’과 대표 이벤트인 ‘서머 e-프리퀀시’를 잠정 연기했고, 서울재즈페스티벌 부스 운영도 취소했다. 논란이 된 탱크 텀블러 역시 판매 진열대에서 빠졌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사실상 전사적 자숙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순 이미지 타격을 넘어 실제 수익 구조와 재무 부담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스타벅스는 e-프리퀀시와 한정판 굿즈, 선불충전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충성 고객 중심 소비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굿즈 매출은 연간 2700억~28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7~8%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선불충전금 환불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긴장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스타벅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선불충전금 규모는 4275억6000만원에 달한다. 선불충전금은 고객이 미리 충전해둔 돈인 만큼 환불 요구가 늘어날 경우 스타벅스의 현금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최근에는 미사용 선불금을 조건 없이 돌려달라며 법원 지급명령 신청까지 제기된 상태다.
신세계그룹 역시 환불과 멤버십 탈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은 “현재 많은 고객이 이번 사태 이후 환불이나 멤버십 탈퇴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품권 표준약관이 적용되는 선불형 상품권 형태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충전금의 60% 이상을 사용해야만 남은 잔액 환불이 가능하다.
소비자 반발이 커지면서 시장 우려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논란 여파는 모회사인 이마트 주가에도 번지고 있다. 논란 직전 10만원대를 웃돌던 이마트 주가는 최근 일주일 새 12% 가까이 하락하며 9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마트는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이번 사태가 소비자 인식과 브랜드 평판, 영업실적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국민연금이 기업가치 훼손과 내부통제 실패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현재 이마트 지분 8.9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 마케팅 실패를 넘어 스타벅스의 핵심 경쟁력인 ‘충성 고객 기반 비즈니스’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선불충전과 멤버십, e-프리퀀시, 한정판 굿즈 등을 통해 고객 재방문을 유도하며 자체 소비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단순 커피 판매를 넘어 브랜드 경험과 팬덤 소비를 결합해온 만큼, 브랜드 신뢰 훼손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 구조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단순 커피 판매보다 선불충전과 굿즈, 멤버십, 프리퀀시 등을 통해 고객 체류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브랜드”라며 “인지도와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기준 역시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은 단기적으로 브랜드 신뢰와 소비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대응 방식에 따라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영향 여부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