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7일 (2)
경북도, “지역 기업 자본 물꼬 튼다”…경북투자금융㈜ 설립 본격화

경북도, “지역 기업 자본 물꼬 튼다”…경북투자금융㈜ 설립 본격화

제조 전환·지역 연결·PF 마중물로 설계
고질적인 투자 부족 취약 구조 타파

승인 2026-05-13 15:52:50 수정 2026-05-15 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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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제공.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기업은 있지만 자본은 없다’는 지역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투자금융’ 설립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단순한 보조금이나 정책자금 공급을 넘어, 제조업 중심 지역경제를 투자 기반 성장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공공형 투자 플랫폼 구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북도는 13일 도청 사림실에서 양금희 경제부지사를 비롯해 지역활성화투자개발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iM뱅크 등 투자·정책금융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경상북도 투자금융주식회사 설립 추진 간담회’를 열고 경북형 투자금융 모델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현재 구미·포항·경산·영천 등 경북의 제조 현장에는 기술력 있는 기업이 많지만, 성장 단계에서 필요한 자본 조달 구조는 취약하다는 것이 경북도의 진단이다.

실제 전국 벤처캐피탈(VC)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한국모태펀드 2024년 신규 투자 실적에서 경북은 866억 원에 그쳤다.

서울(1조 2739억 원)은 물론, 대전(1800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기업은 있으나 투자자가 없다’는 구조가 지역 성장의 고질적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경북도는 지난해 말 전국 최초로 출범한 대전투자금융㈜ 사례를 참고해 ‘전환형 투자금융’설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전이 대덕연구단지를 기반으로 한 R&D·딥테크 스타트업 중심이라면, 경북은 구미·포항·경산·영천을 축으로 한 제조업 기반 경제에 방점을 찍었다.

광·제조업 비중이 41.4%로 전국 평균(23%)의 약 두 배에 이르는 만큼, 경북형 투자금융은 스타트업보다 제조 중소·중견기업의 구조 전환과 고도화를 우선 순위에 둔 것이다.

경북도가 13일 ‘투자금융주식회사 설립 추진 간담회’를 가졌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13일 ‘투자금융주식회사 설립 추진 간담회’를 가졌다. 경북도 제공.

경북 투자금융(주)의 핵심 방향은 ‘전환’과 ‘연결’이다.

우선 ‘전환’이다.

경북 제조 중소기업 창업자의 평균 연령이 60대 이상인 점을 감안해 제조 강소기업의 전환과 도약을 지원하는 투자기관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가업 승계 국면에 있는 기업은 지분 일부를 인수해 성장 후 회수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지원하고, AX 과정에 발생하는 매출 공백기는 전환 구간 전용 메자닌 투자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는 수도권VC나 시중은행에서 관심을 갖지 않지만 경북 산업의 체질 개선에 필수적인 영역을 채워주겠다는 구상이다.

또 ‘연결’이다.

경북 투자금융株는 경북신용보증재단, 시중은행, 기·신보 등 정책금융기관과 역할을 분담하는 ‘그레이존 해소자’로 설계된다.

이에 따라 기술만 있고 담보가 없는 기업은 IP 발굴 비용을 지원해 특허를 출원한 뒤 지분 투자를 진행하는 구조로 운영할 예정이다.

경북투자금융株의 역할은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역 기반산업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에 마중물 자본으로 참여함으로써 고용 창출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직접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대표적인 사례로 반도체 파운드리와 로봇 파운드리 같은 첨단 기반시설 조성 PF를 제시했다.

예컨데 경북에 반도체 파운드리 시설이 들어서면 소재·부품·장비 벤더사, 엔지니어링 인력, 물류·서비스 등 전후방으로 파급효과가 확산된다.

구미의 반도체·전자 산업 기반, 포항의 철강·소재 인프라, 경산·영천의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등 경북이 보유한 권역별 제조 자산을 이와 같은 PF 기반시설의 입지 여건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고급 호텔·리조트 PF 사업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들 사업은 지방이라는 리스크를 이유로 민간 금융기관이나 수도권 VC가 참여를 꺼리는 현상이 있다.

이에 초기 PF 구간에서 경북 투자금융株가 앵커 투자자로 나서면,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민간 자본이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경북도의 판단이다.

양 부지사는 “‘기업과 기술은 있지만 자본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번 구상이 성공한다면 지방 제조 경제의 새로운 투자 모델이 될 것”이라며 “경북에서 깊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설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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