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8일 (3)
AI 데이터센터가 배전반 키운다…전력기기 초호황, ‘중저압’으로 확산

AI 데이터센터가 배전반 키운다…전력기기 초호황, ‘중저압’으로 확산

승인 2026-04-15 06: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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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 청주 공장에서 배전반을 최종 점검하는 직원. LS일렉트릭 제공 

전력기기 산업의 초호황이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을 담당하는 ‘중저압 배전반’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간 발전소와 변전소를 잇는 ‘대동맥’에 집중됐던 시장의 시선이, 이제 AI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분배 설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전날 미국 빅테크 기업과 1700억원 규모의 배전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북미에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중전압(MV) 차단기를 포함한 전력 시스템 일체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업계에서는 송전 설비 확충을 마친 북미 빅테크들이 실제 서버 가동을 위해 내부 배전 설비 확충에 나서면서, 고성능 배전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결과로 보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사업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며 “전력 인프라에 두 설비 모두 필수적이지만, 시장 규모 면에서는 배전 시장이 초고압 변압기 시장보다 몇 배나 더 크다”고 말했다. 전력 소비지와 인접한 배전 솔루션은 교체 주기가 짧고 대체 물량이 꾸준히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안정적인 수익원이 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AI 랠리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교체 수요에 신규 전력 시스템 수요가 더해져 시장이 가파르게 커졌다. 특히 북미 시장은 글로벌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지멘스,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글로벌 주요 업체들에 주문이 몰리며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국내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이번 수주와 관련해 고객사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빅테크 데이터센터 사업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전기가 부족하다는 본질적인 문제 때문에 송전과 배전 시장이 동시에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호황은 이제 막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특히 유타와 텍사스 현지 거점을 통해 납기 대응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 역시 데이터센터용 배전기기 수주 문의와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회사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과 배전기기 및 초고압 전력기기를 연계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상당한 수준의 수주와 매출이 예상된다”며 “2030년 물량까지도 합의가 진행될 정도로 장기적인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저압 배전반은 초고압 변압기에 비해 경쟁사가 많고 규격이 다양한 특징이 있어 납기 대응력이 생명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현지화와 전용 공장 건설을 통해 대응하는 중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1월 청주에 배전기기 전용 공장인 ‘배전캠퍼스’를 준공해 운영하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배전기기 자체의 단일 수익성은 초고압 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지만, 향후 전력 수요 증가와 함께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이 매력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초고압 수주가 배전반 수주로 이어지는 ‘세트 판매’ 효과가 가시화되며 전체적인 이익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빅테크 기업들이 계약 조건과 고객사 정보를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보안 준수가 수주의 전제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빅테크사 수주 여부에 대해 “언급만으로도 리스크가 있을 만큼 보안이 엄격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발전‧송전단에서 전기를 옮기는 초고압 중심으로 먼저 확대된 경향이 있지만, 전기를 실제 수요처에서 수용하고 나누는 배전단도 자연스레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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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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