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9일 (4)
투어2000 계약해제 통보 4시간 전, 직원들 전원 '권고사직'

투어2000 계약해제 통보 4시간 전, 직원들 전원 '권고사직'

승인 2023-02-08 14:30:05 수정 2023-02-08 16: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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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투어2000

여행사 투어2000의 경영난으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투어2000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인 영업중단 메시지를 보내기 4시간 전, 회사는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현재 회사에는 양무승 대표와 그의 아들을 비롯해 총괄부장, 정산팀원, 인사팀원 총 5명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1월31일 오후 3시 투어2000에서 근무하던 30여명에 가까운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일방 통보 받았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된 직원 A씨는 “31일 오후 2시 총괄부서 담당 부장이 출근 후 3시까지 관리자회의를 진행했다”며 “회의 끝난 후 담당 부장은 직원들에게 권고사직 퇴직서에 사인을 해야 된다고 지시를 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로써 전체 직원 수는 30여명 정도였던 투어2000에는 현재 양무승 대표, 대표 아들, 총괄부장, 정산팀 1명, 인사팀 1명 총 5명만 남게 됐다. 그 외 모든 직원은 31일 날 권고사직을 받았다. A씨는 “경영난과 관련해서 미리 언질을 받았던 직원들도 있었고 당일 날 알게 된 부서도 있는 걸로 안다”며 “당일 점심 이후부터는 대부분이 회사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였고 퇴직금 및 급여 관련 문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은 여행사 직원으로써의 책임의식도 가지고 있었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직원은 기존 예약 건에 대한 후처리(취소 및 환불 안내)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문의하기도 했다고 한다.

직원들은 권고사직 통보 바로 다음날인 2월1일 회사 출근이 금지됐다. 또다른 직원 B씨는 “2월1일 부로 회사에 출근하지 말라는 인사팀 전달이 있었다”면서 “이후 회사에 퇴직금 및 급여 관련으로 인사팀에 찾아가 방문을 하고 싶어도 따로 밖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로 유급, 무급 휴가 이후 업무에 복귀했을 때 고객 환불 관련 처리 및 거래처 송금이 늦어지는 건이 갈수록 늘었다”면서 “지난해 9월경부터는 직원들 급여가 정해진 날짜에 나오지 않고 밀려서 나오거나 50%씩 분배해 받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이후의 급여 및 퇴직금과 관련해서 회사는 직원들에게 ‘1월 급여 및 퇴직금은 추후 대지급금 처리를 통해 진행하고, 그 외 추가적인 금액은 따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받으라’고 전했다. B씨는 “실업급여 관련해서는 경영악화로 인한 권고사직이기 때문에 고용센터 방문 후 처리 진행을 확인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회사의 재기 가능성에 고개를 저었다. 뉴스1 등의 취재에 따르면 앞서 양무승 대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영업을 재개하기 위한 조치이지 '영업종료'는 절대 아니다"라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 구제 작업을 위해 영업을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직원들은 “회사 재운영 관련해서는 직원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며 “재운영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후처리 대처가 미흡했고 여행업계에서는 소문이 퍼져서 거래처 및 고객들이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투어2000 홈페이지

직원들은 피해 소비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도 전했다. A씨는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기존에도 환불 및 보상 절차에 있어 시일이 많이 소요돼 왔다"면서 "현재 회사에 정산팀 인력이 1명 남아 있지만 피해 소비자들에 대한 환불 절차는 원활히 이루어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회사가 투자를 받아 그 투자금으로 보상을 이루어 준다면 좋겠지만 기약 없는 약속이라 현재는 뭐라 답을 못 드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어2000은 지난 1월31일 오후 6시40분경 여행상품 구매자들에게 ‘사정으로 인해 모든 여행상품의 행사 진행이 어려워 부득이 일괄취소 처리가 진행될 예정’이란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1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이곳을 통해 여행계획을 세운 소비자들은 발이 묶였다. 다음날 출국 예정인 가운데 이같은 통보를 받은 소비자들도 있었다.

정확한 피해 금액을 추산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투어2000 홈페이지에 표시된 각 상품 예약자 수에 따르면 유럽, 이집트 등 100만원대를 넘는 고액 상품 예약객만 1000여명이 넘는다. 이들이 예약금(30만원)만 피해를 봤다고 가정해도 손해액이 3억원을 훌쩍 넘는다. 피해자 오픈채팅방에서 피해 금액을 명기한 45명의 금액만 1억4786만원이다. 예약객 1042명으로 따질 경우 전체 피해액은 수십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을 준비하는 피해자들도 생기고 있다. 피해자들은 오픈 채팅을 열어 집단소송에 참여할 피해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사건 발생 일주가 지난 현재 이 오픈채팅방에는 100여명이 모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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