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업계에 따르면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대형마트 규제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도 다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포함한 제6차 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 수립을 검토하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심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지난 2012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매월 2회 의무휴업을 실시해야 하며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이 제한된다. 이 시간에는 점포를 활용한 온라인 배송도 허용되지 않는다.
산업통상부는 제6차 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에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안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도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22대 국회에서는 모두 5건의 개정안이 발의됐으며, 규제 완화의 범위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현행 제도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여야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벽배송 수요 증가를 반영해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 시간에도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하고 공휴일 의무휴업 원칙을 없애 휴업일을 지역 여건에 맞게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통법 규제 완화 기조에서 새벽배송 허용은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온·오프라인 간 규제 형평성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업계 역시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 여건을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 개선이라는 점에서 새벽배송 허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대형마트의 급격한 시장 위축이 자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5월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8.1%로, 2021년 15.1%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온라인 매출은 8.8%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5% 이상 줄며 온라인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하지만 소비자가 떠난 이유가 규제 때문인지, 소비 방식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인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온라인 유통 확대가 모든 오프라인 업태의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KDI의 조사 내용에 따르면 온라인 채널 확장은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수요를 빼앗는 ‘탈취효과’를 일정 부분 유발했다. 하지만 온라인 소비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형마트는 영향을 받은 반면, SSM과 편의점 등 소비자와의 물리적 접근성이 높은 업태는 오히려 시장을 확대했다. 이는 규제 완화 여부보다 업태별 경쟁력과 소비자의 구매 행태 변화가 시장 성패를 좌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새벽배송 허용이 대형마트 경쟁력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상품 경쟁력과 가격, 체험 요소 등 근본적인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를 다시 끌어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재개되더라도 의미있는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새벽배송에 소요되는 비용이 일반배송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웬만한 규모가 아니면 마진을 내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대형마트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역마진, MS(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이 아니라면 굳이 새벽배송을 확대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사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새벽배송 규제보다) 2012년부터 도입된 월 2회 휴일 의무휴업 데미지가 훨씬 컸다”며 “2012년 4월부터 본격 시행됐는데, 기존점 성장률을 5%p 가량 떨어뜨렸고, 업체별 연간 영업이익을 500억원 이상 낮춘 것으로 추산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롯데온을 통한 새벽배송 사업을 수익성이 나오지 않아 2022년 4월 중단했다. 이마트도 SSG닷컴을 통한 새벽배송 거래액이 전체 거래액의 8% 수준에 그친 상태다.
박경도 서강대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그동안 새벽배송이 허용되지 않으면서 대형마트의 물류·배송 투자도 상대적으로 더뎠던 측면이 있다. 새벽배송이 허용되면 물류 인프라와 배송 경쟁력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업체들이 잇달아 새벽배송에 뛰어드는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경쟁 구도도 나타날 수 있다”며 “때문에 이런 변화가 실제 대형마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