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8일 (2)
국장 빠져나가는 개미…美 시장에서 ‘SK하이닉스 ADR’ 집중

국장 빠져나가는 개미…美 시장에서 ‘SK하이닉스 ADR’ 집중

승인 2026-07-28 0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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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퀘어를 물들인 SK하이닉스 로고. SK하이닉스 제공
뉴욕 타임스퀘어를 물들인 SK하이닉스 로고. SK하이닉스 제공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이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된 여파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주식 순매수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등에 집중되고 있어 비효율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25억9603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체 순매수액인 6억3296만달러 대비 310.14% 급증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지난 4월과 5월에는 각각 4억6793만달러, 9억3977만달러를 순매도한 바 있다.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 빠져나가자, 투자자예탁금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2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104조2975억으로 확인됐다. 한 달 전인 지난 6월23일 기록된 136조8314억원 대비 23.78% 떨어졌다. 이같은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2월13일(99조2735억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낮다.

같은 기간 공격적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8조936억원에서 32조7492억원으로 14.03% 줄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행렬 열풍이 사그라든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투자에서 발걸음을 돌린 배경에는 이달 들어 코스피 급락과 변동장세가 심화한 여파로 보인다. 코스피는 지난달말 8476.48에 장을 마감한 뒤 이날 종가 기준 6755.75로 20.30% 감소했다.

특히 이달 유가증권시장 매수·매도 합산 사이드카는 총 12회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가운데 직전 거래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 가격이 5% 이상 상승, 하락 후 1분간 지속되면 발동한다. 지수 전체가 대폭락할 때 작동하는 마지막 안정장치인 서킷브레이커(1단계)도 지난 7일과 13일 총 2회 발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의 활력은 단기적으로 낮아져 있는 상태 속 높은 진폭을 유지 중이다. 변동성 지표인 VKOSPI는 지난주 금요일 종가 기준 78.7로 여전히 하루 위아래 5% 변동을 내재 중으로 연속 사이드카 발동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개인투자자의 자금도 이탈 중이다. 최근 거래량 감소와 함께 신용융자 잔고와 예탁금의 감소세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으로 향한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일명 속슬(SOXL,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이 13억532만달러로 확인됐다. 특히 SK하이닉스 ADR은 6억7555만달러로 순매수 2위에 자리매김했다.

이어 한국 주식시장 성과를 3배로 추종하는 DIREXION SHARES ETF TRUST DAILY MSCI SOUTH KOREA BULL(2억1312만달러), 나스닥100을 2배로 추종하는 PROSHARES ULTRA QQQ ETF(2억845만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1억9515만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의 SK하이닉스 ADR 투자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같은 한국 기업의 주식을 환율 리스크와 최대 51%에 달하는 프리미엄(웃돈)을 주면서 매수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K하이닉스 ADR이 지난 10일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한 이후 한국 본주 대비 16~51%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퀀트 헤지펀드 아카디안자산운용의 오웬 라몬트 수석 부사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ADR을 매수하는 논리는 그나마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인 투자자가 ADR을 매수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면서 “한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을 쉽게 살 수 있는데, 100달러 가치의 주식에 149달러를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ADR의 높은 순매수 규모가 달러 자산을 다수 확보하고 있던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한다. 국내 증시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해 SK하이닉스 ADR로 집중하기 보다, 보유하고 있던 달러화나 미국 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투자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SK 하이닉스 ADR 투자에 양도소득세 부담과 환율 리스크, 프리미엄 존재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단행했다고 지적하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이라며 “기존에 달러화 자산으로 투자했던 서학개미 투자자가 메모리 반도체 관련된 종목군의 단기적인 하락을 보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속슬이 순매수 1위인 점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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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제부 이창희 기자입니다. 자본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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